<김동성 칼럼>고개 숙이고 미소짓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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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고개 숙이고 미소짓는 미국
  • 시사오늘
  • 승인 2011.01.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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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주석의 방미와 미-중 정상회담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정상간 만남이 세계인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백악관 방문을 맞아, 어느 국빈에게도 개방된 사례가 없는 대통령 관저 내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 만찬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이다.
 
더욱, 미국은 이번 후 주석의 방미에 통상 50만달러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파격 이벤트를 준비하는가 하면, 중국 지도자들의 입에 맞는 전통 음식들도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셀 오바마의 경우, 만찬 당일 중국풍의 드레스를 입는다고 하니, 이번 후 주석의 방미에 대한 미국의 예우는 그야 말로, 상상을 초월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싶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의 태도에 중국의 입장도 사뭇 진지하다. 중국이 후 주석의 방미에 맞춰 자국의 기업인 5백여명을 대동할 것으로 전해진 것. 적어도 외형만으로 양측의 만남은 기존 정상들의 만남을 뛰어넘는 꽤 '성대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토록 중국 지도자의 방문에 깊은 배려를 하는 것일까? 이 물음의 해답은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국제사회에서 급속히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선례라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무역규모에서 미국에 이어 부동의 2위를 고수해온 일본을 제치고 이른바 'G2'의 위치에 올라섰다. 이런 속도라면, 규모면에서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다.
 
미국이 후 주석의 방미에 이토록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우선은 이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국력이 당장 중국에 맞설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구소련 연방의 급격한 붕괴이후, 세계의 패권을 쥐어온 미국에 위협이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방분야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실제 중국은 최근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의 방중에 맞춰, 자체 개발한 스텔스기를 시험비행하기도 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미국에 대한 '무력 시위'의 혐의가 짙은 대목이다. 이뿐 아니다.
 
중국은 얼마 전, 해군력 강화의 일환으로 항공모항을 곧 진수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항공모함이 세계 패권을 쥔 미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입자에선 퍽이나 신경이 쓰일 법하다.
 
미국의 극진한 대접은 바로 이러한 정치, 군사적 국제정세에 기인한 바가 적지 않다. 그래도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당장의 양국의 국력을 비교할 때, 중국이 미국을 상대할 수 있다는 분석은 어디에도 없다. 굳이 미래의 강대국이라고 해서, 벌써부터 고개를 숙일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문도, 양국의 무역 규모와 변화된 시장 상황을 따져보면 일부 수긍이 가는 바가 없지 않다.
 
최근 전문가들은 중국을 일러, 세계의 공장이라던 평가를 물리고 세계의 시장이라는 새로운 관측을 내놨다.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한국 등이 자국의 성장을 위해서는 필히 중국의 방대한 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른 필수 조건으로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전향적 자세 혹은, 호의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를 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외국 정부와 기업에 더 많은 문호를 열기 바란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미국의 속내도 일면 그려진다. 자국의 문화와 기업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발 딛게 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그렇다고 중국의 성장을 미국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막대한 인력과 광활한 영토를 가진 중국의 위용이 기존의 패권을 쥔 미국 마저 고개를 숙이게 했다는 시각은 정설이다. 그러나, 고개를 숙인 채 미소를 짓는 미국의 속내도 간단치 않은 만큼, 향후 두 강대국간의 패권 다툼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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