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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생활 검증 논란, 알 권리인가 네거티브일까
<기자수첩> 어떤 기준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판단은 유권자 몫
2018년 06월 08일 19:46:54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두 주장의 차이는 ‘인간적 특성’과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분리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지난 5월 13일,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이재명 전 시장이 자신의 형과 형수에게 한 충격적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을 들었습니다. 제 귀를 의심했고, 끝까지 듣기 힘들었습니다. 정말 이 전 시장의 육성이 맞나 싶었습니다. (중략) 민주당이 폭력과 갑질에 눈 감는 정당이 아니라면, 후보를 당장 교체해야 합니다. 그래야 집권여당으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도 지킬 수 있습니다.”

이 글 바로 밑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개인의 사생활입니다. 참견할 일이 아닙니다. 인격을 비난하셨는데, 그래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성남시의 행정을 잘못했나요?”

이 짧은 논쟁은, 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네거티브(negative) 전쟁’의 핵심을 관통하는 면이 있다. 남 후보는 이번 일을 유권자 ‘알 권리’ 차원의 검증으로 여기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측에서는 같은 사건을 선거와 무관한 ‘네거티브’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생각의 차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충분히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

후보자 사생활 공격은 네거티브?

네거티브란 상대 후보의 부정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방법이나 전략을 뜻한다. 네거티브의 대척점에 서 있는 개념은 포지티브(positive)로, 상대 후보의 단점을 말하기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홍보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간단히 말해 ‘내 장점’을 내세우면 포지티브 전략, ‘상대 단점’을 강조하면 네거티브 전략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네거티브의 의미를 축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이 후보가 남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책을 비판하는 것도, 남 후보가 성남시장으로서 이 후보가 행한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모두 네거티브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반적으로는 ‘정책과 무관한 상대 후보의 개인적 특성’에 대한 비판을 네거티브로 규정한다.

문제는 ‘정책과 무관한 개인적 특성’의 기준이다. 좁게 보면,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이나 ‘여배우 스캔들’은 도정(道政) 수행 능력과 전혀 관련이 없다. 이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의 사실 여부는 ‘자연인 이재명’의 도덕성에는 문제가 될지언정 ‘도지사 후보’로서의 자격과는 무관하다. ‘자연인 이재명’과 ‘행정가 이재명’은 별개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남 후보의 비판은 당연히 네거티브에 해당한다.

후보자 인격 검증은 국민의 알 권리

물론 정반대의 시각도 있다. ‘자연인 이재명’과 ‘행정가 이재명’을 과연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냐는 것이다. 정책에는 입안자의 가치와 신념이 반영되기 마련이고, 정책은 국민 다수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 즉 후보자 개인의 인격에 대한 검증은 유권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은 리더의 인격이 한 조직의 흥망성쇠(興亡盛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직접 목도했다.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파문이나 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근자(近者)에 일어난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사건 모두 리더 개인의 인격이 조직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사례였다.

남 후보 역시 “1300만 경기도민을 이끌어 갈 도지사가 갖춰야 할 지도자로서의 덕목은 대한항공 일가보다 더 크고, 공인으로서의 책임감도 더 크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당연히 사생활보다 알 권리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리로 보면, 몇몇 논란들은 도지사 후보에 대한 정당한 검증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판단은 유권자의 몫

두 주장의 차이는 ‘인간적 특성’과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분리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다. 한 개인의 인간적 특성이 지도자로서의 직무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쪽은 여러 논란을 ‘알 권리’ 차원에서 바라볼 것이다.

반대로 자연인으로서의 인격과 지도자로서의 능력이 전혀 별개라고 믿는 사람들은 이 후보에 대한 남 후보의 공격을 ‘네거티브’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판단할 공산이 크다. 지도자의 인격과 역량의 연관성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네거티브’와 ‘알 권리’ 사이를 오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후보에 대한 남 후보의 공세(攻勢)는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인격을 지도자의 자격과 결부시키는 유권자들에게는 이 후보에 대한 남 후보의 ‘검증 공세’가 선거에 필요한 ‘정보 제공’ 차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 결국 ‘네거티브’와 ‘알 권리’의 판단은 유권자의 몫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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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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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08 21:24:46

    당연히 네거티브지 ㅋㅋ 왜 궂이 선거전에 사생활을 폭로하지? 아니 선거가 아니라도 사생활을 머라러 폭로해...;;; 참...대한민국 어지간하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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