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강준만의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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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간> 강준만의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2.09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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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민족성·국민성’ 담론 형성 통해 ‘새로운 한국학’ 정립 시도

허위허식으로 점철된 대한민국 주류 사회, 그 성역과 금기에 도전해온 강준만 교수(전북대 신문방송학과)가 돌아왔다.
 
그가 이번에는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대한민국 9가지 소통코드 읽기>를 통해 ‘빨리빨리’ ‘아파트’ ‘자동차’ ‘장례’ ‘전화’ ‘대학’ ‘영어’ ‘혈서’ ‘간판’ 등 9가지 코드를 제시했다.

상생의 ‘대화’민국이 아닌 자민족 헐뜯기에만 몰두하며 ‘대란’민국으로 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 구원투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강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지난 20여년간 이념의 문제가 아닌 것을 이념화해 벌이고 있는 한국의 비생산적인 좌우 논쟁을 건드렸다. 한국 사회 투쟁의 장인 이념 문제를 핵심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그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용기 있는, 몇 안 되는 학자다.

“이래서 한국 놈들은 안 돼…” 
 
우리는 극단적인 편을 가르고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골몰하는 정치권, 대형 건물 공사기간을 여러 달 단축했다고 자랑하는 기업, 집값 담합을 일삼는 부녀회, 기러기 아빠로 지내다 쓸쓸한 죽음을 맞는 중년남성의 뉴스 등을 접할 때마다 어김없이 “이래서 한국 놈들은 안 돼…”라는 말을 한다.

한국인이 소속 집단의 간판 파워로 개인을 평가하려는 집단주의와 빨리하는 것이 최고라는 속도주의에 매몰돼 있어 나라의 운명을 위태롭게 한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

▲ 강준만 교수의 신간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대한민국 9가지 소통코드 읽기>, 이미지 제공=인물과 사상사.     ©시사오늘


강준만 교수는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을 통해 이 같은 관점을 인정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인의 민족성을 객관적이고 분명하게 파악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족성·국민성 담론’을 형성했다. 일종의 ‘새로운 한국학’을 정립하려는 시도다.

강 교수는 본문을 통해 방법적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문화정치학의 관점을 접목시켰다. 그래서 나온 것이 ‘빨리빨리’ 등 9가지 코드다. 강 교수는 이를 통해 대한민국 민족성의 기원과 유형을 논리적으로 밝히는 동시에, 한국인들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소통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제시되고 있는 9자기 코드는 한국인스럽게 대화하고 서로를 인지하는 대표적인 소통의 도구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 부정적인 모습 뒤에 긍정적 에너지를, 긍정적인 모습 뒤에 부정적 에너지를 감추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빨리빨리’에서 비롯된 부실 이미지 이면에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달성하는 한국인의 저력, 또는 휴대전화 강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이름 뒤에 어떤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지위고하를 섣불리 판단하는 못된 습성과 같은 것이 도사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특별한 정체성을 알려주는 요소를 발견하는 재미뿐 아니라 이를 긍정적인 요소로 승화하는, 성숙한 안목을 키우는 것은 어떨까. (강준만 지음∥340쪽∥인물과 사상사 발행∥값 15,000원)
 
다음은 강준만 교수가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제시한 9가지 코드
 
1. 무엇이 ‘빨리빨리’를 만들었고, 빨리빨리는 또 무엇을 양산했는가?

2. ‘아파트’가 공공 커뮤니케이션과 공동체문화에 미친 영향은?

3. 한국인의 국가·사회 정체성 형성에 기여한 미디어로서의 ‘자동차’

4. 대대적인 시위의 기폭제이자 인정투쟁과 인맥투쟁의 장으로 기능하는 ‘장례’

5. 집단주의와 타인지향성이 강한 한국사회의 구별 짓기가 발달시킨 ‘전화’

6. 서울이 지방을 거느리는 내부 식민지 체제를 강화한 서울의 ‘대학’

7. 한국형 평등주의가 한국에서 ‘영어’ 광풍과 영어제국주의를 번성시킨 동인?

8. ‘혈서’, 심정과 한의 사회에서 자해의 형식으로 카타르시스를 분출하다

9. 한국사회의 발전 동력과 직결되어 있는 ‘간판’들의 과격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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