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눈(雪)폭탄도 막지 못한 '평창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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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눈(雪)폭탄도 막지 못한 '평창의 꿈'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2.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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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에도 불구, 평창 꿈이 보름달 같은 결실 이어지길 기대
강원도가 연일 뉴스의 중심이다. 서울이 정부기관을 비롯해, 대기업의 주요 사업장이 대부분 몰려 있는 만큼, 이는 분명 이례적이다.
 
그러나, 뉴스와 화제로 일목요연 살펴보면 하나같이 어두운 것들뿐이다. 그 출발점은 전국을 휩쓸며 농가 농민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구제역이다. 구제역이 시작된 곳은 경북 안동이지만, 허술한 방역체제 탓에 우리나라에서도 청정 지역으로 손꼽혀온, 강원도는 2차 피해에 시달려야 했다. 
 
문제는 이곳이 우리나라에서도 자랑할 만한 한우 생산 단지라는 점이다. 강원도는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당분간, 세계 시장을 겨냥해온 질 좋은 쇠고기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강원도에 닥친 시련은 이뿐 아니다. 다음은 올해 초, 지위를 상실한 이광재 전 도지사 파장이다. 이 전 지사는 그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도화선이 됐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 불법 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지난해 6월 화려하게 등극했던 지휘봉을 얼마가지 않아 내려놓아야 했다. 그러나 그의 지사직 상실 파장은 비교적 오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도지사 자리가 공석인 만큼, 강원도민들은 또 한차례 험난한 선거 열풍에 휩싸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치러진 6월 선거에서 의외의 대패를 당했던 여권이 벌써부터,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이에 맞선 '디펜딩 챔피언'인 야권의 수성 작전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선거가 오는 4월로 예고되면서 강원도는 새봄과 더불어 거대 세력의 각축장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원도의 시련이 여기서 끝이었다면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질 법하다. 하지만, 최근 강원도는 의외의 불행에 또 한번 시름해야 했다. 눈으로 유명한, 지역이 눈에 의해 커다란 피해를 입은 것이다. '기상 관측 이례 최대'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정도의 폭설이 기습한 것이다. '눈(雪) 폭탄'이라고 불러도 될 법할 만큼 말이다. 
 
이로 인해 도시는 교통망이 마비됐고, 산간지역은 고립 상황에 놓이는 피해를 입었다. 막 개학을 했던 초중고교에는 급기야 휴교령이 발령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러한 강원도를 웃게 한 일도 있었다. 폭설에 의해 도시 교통과 학생들의 발은 묶였지만 오랜 숙원으로 여겨져 온 동계 올림픽 개최의 꿈이 한발짝 현실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지루하게 내리던 폭설이 그치던 지난 1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단이 평창군을 방문해 대회 개최에 대한 제반 여건을 조사했다. 지난 올림픽을 통해,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거듭났다고는 해도 IOC 위원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대회를 치르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어왔던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라고 할까? 전문가들은 이번 많은 적설량이 IOC 위원들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최종 개최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IOC 위원들의 반응이 대회 개최 여부가 큰 반향이 된다는 점에서 강원도민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아 보인다. 
 
정월 보름을 앞두고, 여러 시련에도 불구, 평창의 꿈이 보름달 같은 결실로 이어질 것을 기대해 본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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