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입 연 박근혜 ‘원론적인 답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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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입 연 박근혜 ‘원론적인 답변’…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2.16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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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과학벨트, 대통령이 재검토하면 책임도 대통령에게”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 지난 10일 <세계 물 포럼 유치 및 먹는 물 기준 선진화 방안> 세미나 축사에서 “구제역으로 인해 마음이 무겁다”고 말한 뒤 6일 만이다.

이번엔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유치와 관련된 발언이다. 박 전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 시상식> 참석에 앞서, MB의 과학비즈니스벨트 공약 파기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면 책임도 당연히 대통령이 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인터넷매체 <뷰스앤뉴스>는 전했다.

2008년 18대 공천 직후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2010년 6월 세종시 본회의 표결에서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발언과 비교하면 다소 약한 발언이다. 승부수가 아닌 일종 견제구로,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다.
 
다만 약속 파기로 인한 대국민 신뢰 훼손은 전적으로 MB에게 있고 자신은, 친박계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뉴시스

이 같은 원론적인 입장표명은 최근 하락세를 겪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 때문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2월 둘째 주 차기 대권 주자의 정례여론조사(표본오차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1.4%P)에서 박 전 대표는 29.3%를 기록, 7주 만에 30% 이하로 하락했다.

‘박근혜가 MB와 대립하면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대선 지지율 여론조사 가설이 실체로 드러나자, 박 전 대표 스스로 사즉생의 대립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MB의 과학비즈니스벨트 공약 파기로 인해 충청권 민심은 들끓고 있다. 또 청와대와 친이 주류가 동남아 신공항의 경북 입지 가능성을 언급하자 영남권 민심도 심상치 않다. 영남 민심이 흔들리자 한나라당 PK-TK 의원들도 친이-친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청와대와 친이 주류가 과학비즈니스벨트-동남아 신공항의 유치전을 장기화 구도로 끌고 갈수록 정치권과 민심은 박 전 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차기 총·대선을 앞두고 MB와 대립하기도,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민심을 외면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지율과 신뢰의 정치 사이에 갇힘 셈이다.
 
결국 각 현안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할 수밖에 없다. 신뢰와 침묵, 그리고 차기 대선이라는 구도에 포획된 박 전 대표. 과연 그가 며칠 내 또 다른 현안과 관련된 발언을 하게 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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