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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세력 잡겠다더니 달걀 손에 쥔 문재인정부
<기자수첩>바위를 깨는 건 정과 망치다
2018년 07월 04일 15:01:10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 3일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확정한 종합부동산세 개편 권고안에 대한 비판여론이 상당하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투기세력을 잡겠다고 공언하더니, 사실상 엄포에 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권고안에 따르면 시가 20억 원짜리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종부세 약 250만 원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기존 약 220만 원에 비해 30만 원 더 내는 수준이다. 시가 30억 원인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더라도 종부세 부담은 206만 원 증가에 불과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호언장담했던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한 내용도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재벌 대기업이 소유한 상가, 빌딩 등 별도합산토지의 낮은 세율(0.9%), 높은 공제금액(80억 원)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마저도 기획재정부의 경제현안간담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최종 정부안으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더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투기세력을 잡는 게 아니라, 투기세력들에게 '성실 납세자'라는 면죄부를 주는 꼴밖에 안 되는, 부의 재분배와 주택시장 안정화라는 본디 목적에도 크게 못 미치는 형편없는 결과물이 예상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옛말, 틀린 게 하나 없다.

서양에 그리스·로마신화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있다. 한 번 치솟은 집값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서울 강남, 수도권 신도시, 부산 등을 중심으로 투기세력이 수십년 간 활개를 쳤다.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집중됐다. 돈이 집을 낳았고, 집은 돈을 낳았다. 그리고 권력마저 낳았다. 누군가는 부동산으로 부와 명예를 얻었고, 다른 누군가는 부동산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생활터전을 잃었다.

투기세력들은 고려 시대 권문세족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기득권을 손에 쥐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주름잡고 있는 기득권세력 대부분이 투기세력임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고위공직자 청문회 때마다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의혹이 단골메뉴로 다뤄지는 게 그 방증이다.

이 과정에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열심히 일해 월급을 꼬박꼬박 모으면 누구라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던 시절이 막을 내렸다. 뼈 빠지게 벌어도 집값을 따라잡을 수 없다. 청년들은 취업을 포기했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 나라살림은 엉망이 됐다.

부동산 투기세력은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저해하는 거대한 암초다. 바위를 깨기 위해서는 정과 망치가 필요하다. 달걀로 바위를 내리치는 건 시간낭비에 불과하다.

문득,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았을 당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은) 계획이 없다"며 공약에서 제외했던 장면이 떠오른다. 청와대·내각 인사들의 내로남불 다주택자 논란이 일자, 문재인 대통령이 홍은동 사저를 자신의 측근에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연천 단독주택을 친동생에게 매각했던 장면도 뇌리를 스친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들을 미뤄보면, 과연 문재인 정부가 투기세력 근절과 국민 주거권 보장을 위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인지,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늦지 않았다. 손에 쥔 달걀을 내려놓고, 정과 망치를 들어 바위를 내리치시라. 금이 간 바위는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국민들이 매끄럽게 다듬을 것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식음료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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