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개헌 발언에…한나라 비주류-野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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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개헌 발언에…한나라 비주류-野 ‘냉소’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2.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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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도부내 의견 조율도 안 됐다”…범야권 “대권놀음에 불과”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개헌 추진과 관련,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해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시작해 보자”면서 “개헌특위만 구성하면 곧바로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권력구조 개편부터 국민의 기본권 확장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환경에 맞는 선진국형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5공화국 시절에 민주화 운동을 하며 처음 정치를 한 이래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투쟁에서 가장 극적인 감격을 느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5년 단임제에 깊은 회의를 갖게 됐다”며 “직선제 개헌 이후 네 분의 대통령 모두가 임기 말에 출당 조치를 당하고 불행하게 퇴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 권력구조의 한계를 절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지만 우리의 경우 5년마다 사생결단식 대선전쟁을 벌이면서 심각한 지역갈등과 국론분열이 반복되고 있고 선거 후 결과에도 승복하지 않는다”면서 “야당은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새 정권초기부터 5년 후 대선 승리의 고지 점령을 위해 사사건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정략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로는 누가, 어느 정당이 집권을 하더라고 효율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하고 국민통합도 이룰 수 없다”며 “이런 폐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제왕적 권력이 집중돼 있는 대통령 5년 단임제라는 권력구조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내대표는 “만일 정략적 의도로 개헌이 추진된다면 저 자신부터 이를 온 몸으로 막겠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자.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개헌추진일정을 입법화하는 개헌 준비법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그러나 한나라당 비주류 지도부를 자처하고 있는 홍준표 최고위원과 범야권의 반응은 싸늘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내 의견 조율도 안 되고 통일이 되지 않는 마당에 어떻게 그것을 두고 야당을 설득하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당 지도부가 서로 소통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당이 운영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홍 최고위원은 “나는 지난 10년 동안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헌 추진 양상이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라며 말했다.

조영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무성 원내대표의 개헌 발언에 대해 “집권 초에는 침묵하고 있다가 4년차 들어 뒷북치는 개헌론은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 내부 의견통일도 안 돼 있어 순수성이 의심받게 되는 대권놀음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많은 국민들은 민생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데 웬 개헌타령이냐고 의아해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부적절한 개헌논의는 중단하고 민생문제에나 주력하라”고 꼬집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연설의 백미는 개헌에 대한 발언이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특히 5년 단임제가 문제라며 개헌논의에 나서자고 선동했지만, 한나라당 내부조차 극심한 분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마당 아니냐”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또 “한나라당 의총에서나 해야 할 발언을 본회의장까지 끌고 와서 정치권을 사분오열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민생문제도 해결하기 힘들고 남북관계도 풀 의지가 없고 국정을 책임질 의지도 없으니, 이왕지사 못 먹는 밥에 재나 뿌리자는 심보냐. 국정혼란만 초래할 개헌논의에, 누구라도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하다가는 서민들의 공분만 사게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가까스로 열린 국회에서 잘못에 대한 반성도, 새로운 각오도 없는 책임전가로 일관하는 연설자체가 국민에게 절망스러운 일”이라며 “복지파탄, 전세대란, 구제역재앙과 더불어 가난한 국민들의 소리 없는 죽음이 이어지고 있는 이때, 여당 원내대표는 공허한 연설을 했다”고 쏘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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