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자의 까칠뉴스]희망퇴직 받는 SK건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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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의 까칠뉴스]희망퇴직 받는 SK건설, 왜?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8.07.1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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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사진 오른쪽)이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를 사회적 가치 창출 원년이라고 해놓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SK건설

SK건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념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사회적 가치’ 실현과 너무도 상반되는 길이어서 그 내막에 궁금증마저 생기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SK건설의 수장인 조기행 부회장에 대한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기행 부회장은 ‘최태원 사람’으로 불릴 정도로 최태원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지난 2016년 말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단독체제로 회사를 이끌었죠. 문제는 2017년인데요. 2017년에는 실적 부진과 평택 미군기지 공사비 뒷돈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 부회장의 퇴임 가능성이 점쳐졌는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유임되면서 3년간의 임기를 더 수행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처럼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든든한 후원을 받는(?) 조기행 부회장의 행보가 최태원 회장과는 정 반대라는 것에 의아합니다. 그룹 총수는 ‘사회적 가치’를 외치는 반면 계열사 CEO는 구조조정으로 맞서고 있으니 말입니다.

조기행 부회장의 구조조정 카드는, 지난해 최태원 회장이 보여준 협력사 직원 비정규직 5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통큰 결단’과도 대비되는 대목이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기행 부회장의 구조조정을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6년 조 부회장 단독체제로의 개편은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한 강한 회사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둔 인사개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입니다. 당시 SK그룹 측은 체질개선 및 흑자전환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밝힙니다.

그런데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기행 부회장이 2012년 3월부터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2012년 매출액은 전년비 11.8% 늘어난 7조9148억원을 기록하지만, 영업이익은 21% 감소한 999억원을 올리는데 그칩니다.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대비 111.8% 감소했죠. 당시 조기행 대표이사 체제 직전인 2011년도에 전년대비 90.6% 증가한 것과는 대비됩니다.

이를 두고 SK건설 측은 “건축부문의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 및 세전이익이 전기대비 감소했다”고 공시합니다.

2013년도에는 매출마저 전년비 소폭 하락한 7조7841억원, 영업이익도 -5540억원을 기록하며 손실로 돌아섭니다.

다행히도 2014년에는 매출액은 13% 늘어난 8조9214억원,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손실이 대폭 줄어든 -10억원을 기록합니다. 2015년도에도 매출액 9조3606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으로 껑충 뜁니다.

하지만 2016년에는 8조5834억원으로 8.3% 줄어들지만, 영업이익은 1942억원으로 늘고, 2017년에도 매출액은 7조3161억원으로 14.7%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2259억원으로 16% 증가합니다.

SK그룹 측의 설명이 맞죠. 영업이익만 따지만 흑자 전환에 대한 공로입니다.

그렇다면 인력은 어떨까요?

조기행 부회장이 SK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2년도 6160명(정규직4622명, 계약직 549명, 기타 989명) 2014년 6364명(정규직 4834명, 계약직 1530명), 2015년 5779명(정규직 4544명, 계약직 1235명)으로, 직원수가 계속 줄어듭니다.

조기행 부회장 체제인 2016년에 5308명(정규직 4376명, 계약직 932명)에서 2017년에는 5048명(정규직 4164명, 계약직 884명)으로 역시 연이어 감소하죠.

이를 보면 조기행 부회장 체제가 일각에서 제기한 인력 구조조정도 맞아 들어가지 않나요?

눈여겨 볼 것은 최근 3년간 플랜트부문 인력감축입니다.

정규직은 2015년 2799명, 2016년 2635명, 2017년 2539명으로, 206명이, 비정규직도 711명→450명→377명으로, 334명 등 총 540명이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3년간 총인력 731명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플랜트부문의 인력감축이 74%로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플랜트 부문의 악화가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진 셈인데요.

실제로 최근 3년간 플랜트부문 실적을 보면 5조9108억원→4조7171억원→3조6879억원으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외수주잔고도 9조6843억원→6조5799억원→5조4157억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조기행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를 ‘사회적 가치 창출의 원년’으로 삼고 실현을 위해 SK건설 모든 구성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회적 가치 창출 원년이라는 말을 한 것이 올해 초인데…올해 조기행 부회장이 최우선으로 실행한 것은 ‘직원감축’입니다. 진정한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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