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대기업은 '딴 세상'… 상반기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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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대기업은 '딴 세상'… 상반기 실적↑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7.30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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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대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 재벌에게 경제력이 집중된 산업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현재(7월 30일)까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을 공시한 42개 업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총 547조172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517조4650억 원) 대비 5.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58조6463억 원에서 17.66% 오른 69조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대기업을 위시한 경제단체들이 경제위기와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정부의 규제완화 등을 요구한 것과 상반된 결과가 나온 셈이다.

상승세를 주도한 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호텔신라,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계열사로 나타났다. 이들의 영업이익 상승률은 적게는 50%, 많게는 700%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7.04%에 그쳤다. GS건설(320.28%), SK하이닉스(80.15%), 에스오일(45.79%) 등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올랐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금융권의 날갯짓이다. 하나금융지주, NH투자증권,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은 전년보다 매출은 4% 가량 떨어졌으나, 영업이익 상승률은 20%를 웃돌았다. KB금융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19%, 27.36% 증가했다. 이자장사 등으로 국민들을 힘겹게 하더니, 자신들은 성과급 잔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그룹사, 증권사, 유통업계, 제약업계 등의 시장 컨센서스를 감안하면 나머지 50여 개 업체의 실적을 합친 100대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4% 상승했다. 특히 얼마 전까지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에 날을 세웠던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개사의 매출은 전년보다 10.8% 올랐다. 점포당 매출액도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 국내 시총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했다. 최근 경제단체들이 경제위기와 경영난을 호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 pixabay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재벌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현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 노동자 등이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본사, 본청 격인 대기업들은 수익을 독식하면서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며 "소수에게 경제력이 지속적으로 집중되게끔 만드는 산업구조 등을 개편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대기업들도 자발적으로 상생과 협력의 길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시총 100대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 45% 가량 증가했었다. 올해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100대 기업의 지배력은 점점 확장·견고해 지고, 밑은 위축·붕괴된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중공업의 실적 하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31%, -203.31% 감소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각각 -117.82%, -69.58% 영업이익 증감률을 보였으며 현대자동차(-37.11%), 기아자동차(-16.35%), 현대모비스(-15.51%), 현대건설(13.93%), 현대글로비스(-11.33%)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은 시장 컨센서스에는 부합한 실적이지만 상당한 부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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