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9 수 18:04
> 뉴스 > 오피니언 | 김기범의 뷰파인더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찰나의 인생을 잇는 운명과 인연의 실타래
용서와 화해로 시리즈의 명맥을 잇는 감독의 새 변주곡
2018년 08월 01일 05:00:28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인연(因緣)은 원래 원인을 뜻하는 불교 용어다.

불가에서 인(因)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 원인을, 연(緣)이란 이를 돕는 외적이고 간접적인 원인을 의미한다.

결국 인연이란 원인이 되는 결과의 과정을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緣分)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이는 한편으론 결과를 수반하는 모든 직간접적 원인이 인간사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인간세상을 전생과 이생으로까지 나눠가며 인연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모든 일에는 부인할 수 없는 원인과 그에 따르는 결과가 있기 나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원인에 따른 결과를 부인하기 일쑤다.

때로는 잘못된 결과를 충분히 예측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똑같은 원인을 스스로 선택하기도 한다. 이는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효과를 낳기도 하지만, 대부분 후회와 한탄으로 점철되기 마련이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은 인간의 그 회한을 과거와 현재,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그려낸다.

어찌 보면 <신과함께2> 또한 전작 <신과함께-죄와 벌>이란 원인의 결과물이다.

이미 지난 연말 1440만 관객을 동원했던 <신과함께-죄와 벌>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올 여름의 대미를 장식할 강렬한 후속편을 예고했었다. 사전에 동시 촬영으로 제작된 만큼, 시리즈의 연속선상에 있는 이번 <신과함께2>의 관건은 전작의 감동을 이어가며 흥행몰이에 성공할 것인지의 여부다.

전작을 통해 사상 최대의 제작비와 화려한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은 탄탄한 원작 웹툰의 바탕 위에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신화를 창조했다. 이 점은 연출을 담당한 김용화 감독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김 감독은 그 부담감을 전작과 전혀 다른 드라마의 차용으로 타개하려 한다.

전작에서 망자의 현세를 돌아보며 부모 자식 간의 사랑과 천륜(天倫)을 서사의 기본 주제로 삼아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면, <신과함께2>에선 저승 삼차사의 천 년에 걸친 비밀을 드러내며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과 인연의 실타래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관객들이 알고 있는 원작 웹툰의 줄거리를 과감히 비틀어 버리는 승부수를 택한다.

전작에서 일부 원작 매니아들의 불만 사항이 되기도 했던 이 변주는 이번에도 보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전망이다.

강림과 해원맥, 덕춘의 천 년 전 비화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 구조로 시리즈 후반부의 흥행성을 책임지려 한다.

반전과 애틋함이 서려 있는 감독의 이 ‘한 수’는 전작과는 단절된 전혀 다른 유형의 이야기 기둥을 제공하지만, 원작의 소박한 잔재미에 길들여져 있는 대부분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전작에서 ‘신파’라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했던 감독으로선 일종의 스릴러 장르로의 접목까지 시도하지만, 이 새로운 이야기가 일부 관객들에게 명징한 호소력을 보여줄 지는 의문이다. 

그러한 궁금증을 상쇄하는 것은 요즘 ‘충무로의 대세’로 불려도 무방한 마동석의 기용이다.

비록 원작과는 달리 가택신으로 홀로 출연하지만, 특유의 인간적 매력은 늘 사람들의 편에 서야 하는 성주신으로 기능하기엔 손색이 없다. 원작 웹툰의 캐릭터와도 거의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지만, 마동석의 진솔하면서도 코믹한 이미지는 자칫 드라마에만 치중될 수 있는 영화의 간극을 메꾼다.

이같은 마동석의 존재는 플래시백(flashback)을 이끌며 영화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해 주는 추력이 된다. 다만 과거와 현재, 이승과 저승을 교차하는 이야기의 특성상 내레이션의 지나친 설정이 관객들에게 일말의 피곤함으로 나타날 수 있음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그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전작에 이은 영화 시리즈의 장점들은 여전하다.

특히,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염라의 신비로움은 이를 맡은 이정재란 걸출한 배우의 연기력과 잘 어우러진다. 이정재의 중후한 딕션(diction)은 그의 비중을 떠나 저승 삼차사 못지않게 영화를 암암리에 떠받드는 주역으로 찬사를 받게 한다.

제작사인 덱스터 스튜디오가 자랑하는 VFX 기술력도 극을 치닫는다. 가끔은 과도하게 비춰지기도 하지만, 덱스터의 VFX는 <신과함께> 시리즈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영화 성장의 새로운 기반이 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전편을 빛냈던 카메오의 수는 줄었지만, 이야기의 중심축이 저승 삼차사로 전이되면서 전반적인 영화를 이끄는 하정우는 더욱 묵직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신과함께2>가 내세우는 새로운 드라마의 말미를 장식하는 힘은 역시 하정우라는 배우가 지닌 ‘무한동력’이다.

무엇보다 <신과함께2>의 미덕은 전편에서 보여줬던 부모 자식 간 인연의 끈을 이어가며 찰나에 불과한 우리 인생을 관조할 시간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삼라만상이 있게 한 인과 연은 제각각일지언정 이 인간세상을 지속시키는 원천은 시공을 초월한 용서와 화해라는 주제의식이 <신과함께>시리즈의 또 다른 미래를 담보한다.

오늘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뱀의 발 : 쿠키영상은 두 편이다. 영화의 중요 단서를 담고 있다.

 

★★★☆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파천황 (破天荒) !
     관련기사
·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1400만 돌파! 그 의미와 전망
· [김기범의 뷰파인더]〈남한산성〉, 농밀함에 가려진 사극의 비애
· [김기범의 뷰파인더] 〈블레이드 러너 2049〉, 끝의 가장 창대한 시작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1987〉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던' 그 시대를 불러내다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회한의 시간에 되돌아보는 '가족과 함께'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1987> 관객 수와 문재인 지지율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염력〉, 상상과 현실을 이어붙이지 못한 류승룡의 ‘원맨 초능력 쇼’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추리와 판타지의 퓨전이 남긴 아쉬움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블랙 팬서〉, 삼원색 화려함속 '黑의 강렬함' 눈길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흥부>, 빛바랜 한지 위의 ‘수묵담채화‘처럼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벗어나지 못한 이음새 역할의 구조적 한계
· [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데드풀2>,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란 이런 것
· [김기범의 뷰파인더] 톰 크루즈의 명품액션 ’미션 임파서블6' 찜통더위 날린다
ⓒ 시사ON(http://www.sisao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문사소개 | 회사위치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구독자불편신고 | (정기)구독신청 | 저작권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시사오늘 : 121-8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6길 14 (성산동 113-3, 명문빌딩 3층) : 전화 02)335-7114 : 팩스 02)335-7116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다07947ㅣ등록일자 2008년 3월 17일
-------------------------------------------------------------------------------------------------
시사ON :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아01018ㅣ등록일자 2009년 11월 6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정하균
Copyright 2005 펜과오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is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