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체감기]“달라진 게 없다…특성상 야근은 필수불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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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체감기]“달라진 게 없다…특성상 야근은 필수불가결”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8.08.03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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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주 52시간 근무제’가 지난달 1일부로 시행됐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주 52시간 근무제’가 지난달 1일부로 시행됐다. 주 52시간 근무제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향상시키겠단 취지 하에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이전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무 40시간·연장근무 1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제를 의미한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지 한 달여. 게임업계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워라밸이 실현되고 있을까. <시사오늘>은 3일 게임사가 모여있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찾아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저희 회사는 진작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었어요. 언론에서 주 52시간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시던데, 저 같은 직원들의 경우에는 한 달 전이나 두 달 전이나 크게 체감되는 사항이 없어요.”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해 왔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란 월 기본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법에서 허용된 최대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이다.

아울러 넥슨과 넷마블도 동일한 형태의 근로시간제를 이른 시간에 도입한 상태다. 해당 회사의 임직원들은 직원들간 협업시간 보장을 위해 ‘조직별 의무 근로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출퇴근이 가능하다. 또 오프(OFF)제도가 신설돼 월 최대 근로가능시간에 인접했을 경우 전일·오전·오후 단위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시사오늘>은 3일 게임사가 모여있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찾아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사오늘

“가장 체감이 되는 부분은 새로운 휴일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저희 회사는 마지막 주 금요일에 모든 직원들에게 휴일을 제공해요. 이렇게 지정 휴일이 하나 더 생기다 보니까, 연차를 적게 사용하고도 충분히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됐어요.”

게임사들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란 큰 틀은 유지하되,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놀금’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임직원들의 워라밸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놀금이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전사 단위의 휴일로 지정한 제도이다.

또한 기존에 운영하던 근무시간(월요일 10시 반 출근, 금요일 5시 반 퇴근)을 기반으로, 점심시간도 30분 연장했다. 직원들이 점심시간을 운동, 휴식 등 개인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놀금은 금요일이 아닌 목요일 밤부터 업무를 벗어나 개인들이 보다 계획적인 삶을 운영할 수 있도록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 계획 있는 주말’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며 “이번에 도입되는 근무제는 노동의 생산성과 집중도를 높이고, 개인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운영,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아직은 지켜보자는 입장이에요. 게임 출시가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나, 갑작스런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그 부서에서는 야근을 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래도 근무환경이 질적으로 좋아졌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어요.”

개발·운영 등 특정 직무에 있어 ‘야근’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은 24시간 운영되는 콘텐츠다 보니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게임 출시 직전에는 잦은 야근의 대명사인 ‘크런치 모드’가 관행처럼 이어져오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게임을 출시한다고 해서 업무를 끝마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출시 후 한 달여 정도는 초반 이슈에 대응하고,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야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게임사에서도 크런치 모드가 비일비재한 상황이기에, 무작정 야근을 하지 말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좀 더 체계화된 보상 제도를 마련하는데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뒀던 지난 6월 “정보통신기술(ICT)업종에서는 서버다운, 해킹 등 긴급대응 업무가 요구되는 만큼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조치하겠다”며 일정 부분 공감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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