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희정·이재명 꺾이자 대권 향해 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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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안희정·이재명 꺾이자 대권 향해 돌진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9.03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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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한 달 고생 무색하나 싶었지만, 휠체어 체험 ´심기일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안희정’ ‘이재명’이 꺾이자 상승세를 탄 이가 있다. 처음엔 ‘서울 통째 개발’ 카드로 대권을 향해 돌진하는 듯했다. 하지만 부동산 헛발질로 ‘휘청’, 옥탑방 한 달 고생도 물거품 되나 싶었다. 그럼에도 심기일전 제2라운드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번엔 휠체어 체험을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얘기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성공 이후 대권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최근 차기 대권에서 멀어진 잠룡하면 두 사람이 꼽힌다. 미투 논란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사실상 낙마했다. 사생활 논란의 이재명 경기지사는 내상을 입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도 지난달 20일 방송된 MBN <판도라>에서 “안희정, 이재명은 거의 낙마한 거나 다름없다”며 “차기 대권주자 가능성 낮아졌다”고 한 바 있다.

논란이 있기 전 안 전 지사와 이 지사는 유력 대권주자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1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경쟁력 면에서 쌍벽을 이뤘다. 지난 1월 29일 전국 성인남녀 1032명한테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16.1%로 1위,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는 14.2%로 2위였다. 앞 다퉈 선두를 달린 셈이다. 이 조사는 무선(100%)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하지만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잇따라 터진 논란에 상황은 바뀌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6월 16∼17일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 이재명 지사는 5위(9.4%)로 밀려났다. 안희정 전 지사는 순위권내에서 실종됐다.

반면 핫 하게 떠오른 주자가 있었다. 3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박 시장은 같은 조사에서 16%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김경수 경남지사 14.1%, 이낙연 총리 12.9%, 김부겸 행안부장관이 12.O%로 뒤를 이었다. 이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 ARS자동응답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박원순 시장으로서는 놀라운 반등이었다. 지난 1월 말의 <알앤써치> 조사에서는 4.2%로 9위에 불과했다. 그런 박 시장이 안 전 지사와 이 지사가 꺾이자 선두로 껑충 뛴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서울시장 취임하자마자 대권을 향해 돌진하는 분위기였다. 첫 시동은 박원순표 개발정책이었다. 7월 취임 일성으로 여의도 용산 통째 개발에 대한 운을 떼자 부동산 값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강남북의 균형 발전을 위해 강북 삼양동 옥탑방에서 한 달간 살 것을 선언했다.

박 시장의 행보는 대권플랜으로 해석됐다. 정두언 전 의원도 지난 6일 MBN <판도라>에서 박 시장이 서울시장 되자마자 옥탑방에 들어간 것을 두고 “여권 대권주자가 아직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들 시선을 먼저 끌어 치고나가자는 생각”이라고 봤다.

특히 박 시장이 이러는 데에는 존재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추측됐다. 보통 서울시장을 하면 대권 반열에 올라간다. MB(이명박)도 서울시장 후 대통령이 됐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은 대권주자이면서도 생각보다 뜨지 않았다. 지지율도 안 올라갔다. 노력은 하는데 부각이 잘 안 됐다. 정 전 의원이 볼 때 이런 이유로 옥탑방 살이 등을 통해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어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박 시장은 성공하는 듯했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용트림을 확실히 했다. 쇼 논란은 오히려 찬반양상을 띠며 존재감을 부각하는 촉매제가 됐다. 지난달 19일 서민 현장 체험을 끝낸 뒤 발표된 박원순발 강북우선투자는 서울 집값을 흥분시켰다. 부동산 값이 단숨에 수억 올랐다는 소식도 들렸다. 비강남에 경전철 4개 추진을 약속하면서 인터넷 실검에 관련 지명이 상위권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박원순발 부동산 폭등은 내려올 줄 몰랐다. 천정부지로 과열된 시장은 집값안정을 천명한 문재인 정부와 정면으로 대치됐다. 시장은 이미 박 시장의 의도와 예측을 벗어났다. 국토교통부가 뒤늦게 수습하려 했지만 제어가 안 됐다. 유력 차기 대권주자의 입지를 선점했는지는 몰라도 정부 정책과는 엇박자를, 부동산 시장 혼돈의 제공자가 된 셈이다. 개인적 대권행보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상황아 악화되자 박 시장은 돌연 브레이크를 밟았다. 지난달 26일 시청에서 긴급 회견을 열고 여의도 용산 마스터플랜 전면보류를 선언했다. 정부의 부동산 억제와 집값 불안정을 잠재우고자 취한 결단이었다. 그렇다고 과열된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됐다. 박원순표 개발에 기초해 부동산시장에 뛰어든 업자들과 매도 매수자 모두 뿔이 났다. 비난의 화살은 다시 박 시장에게 꽂혔다. 부정적 여론은 상승했다.

▲ <알티캐스트> 미디어 데이터랩이 <시사오늘> 의뢰로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기사에 달린 댓글 1만5122건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박 시장에 대한 댓글의 부정지수는 여의도 용산 개발 보류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알티캐스트 미디어 데이터랩 제공, 그래픽=시사오늘 박지연 기자

실제 박 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보류를 밝힌 직후 온라인상의 부정적인 댓글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알티캐스트> 미디어 데이터랩이 <시사오늘> 의뢰로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박 시장 관련기사에 달린 댓글 1만5122건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박 시장에 대한 댓글의 부정지수는 개발 보류가 발표가 있던 26일 당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부정댓글지수가 43%를 기록한데 이어 27일 48%, 28일엔 62%까지 치솟는 양상으로 집계됐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보면 휘청거리는 순간이었다. 헛발질로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들렸다.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품평도 나왔다.

박 시장은 그러나 심기일전 하는 듯 보인다. 진격의 제2라운드에 뛰어들었다. 지난 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서울청년의회에 참석, 장애인 이동권 보장 해결을 위해 “하루 동안 휠체어를 타며 대중교통을 체험 하겠다”고 한 것이다. 박원순발 강남북 균형 개발에 이어 박원순표 99대 1의 민생체험을 시리즈로 내며 차기대권 플랜의 일환으로 브랜드 화하려는 모습이다.

해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JTBC <썰전>에 출연해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전달될 것인가까지 고려해 계획을 발표했어야 했다”는 박형준 교수의 지적에 “시장 반응을 몰랐던 점 쿨하게 인정한다”며 “그래서 전면 보류했다. 지도자라면 때론 자기 고집도 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솔직함으로 돌파했다.

이 같은 직진은 자신감 때문인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박 시장은 차기대권주자로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8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실시한 범진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은 전체 응답자 2507명 중 12.1%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낙연 총리 10.7%, 심상정 의원 10.5%, 김부경 행정안전부장관 10.4%, 김경수 9.4%, 이재명 7.0% 순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무선(80%)와 유선(20%)혼용 임의걸기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다.

한편 서울시 측은 옥탑방 살이에 이어 휠체어 체험 등 일련의 행보가 대권플랜으로도 비쳐진다는 견해에 대해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그것은 알 수 없지만 몸소 부딪쳐 시민에 진짜 필요한 정책을 발굴하려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려는 것 아니겠냐”며 “즉흥적으로 나온 발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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