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부자 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타고난 부자다.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 삼성 일가처럼 할아버지 재산을 기반으로 3대 내내 부자인 경우다. 두 번째는 운이 따르든 실력이 좋든 어떤 상황에 의해 벼락부자가 되는 예다. 세 번째는 절약해 돈 모아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
타고난 부자가 아닌 이상에야, 저축이나 재테크를 생각한다. 그런데 직장인이 1억을 모으려면 못해도 수년이 걸린다. 한 달에 200만 원을 4년 여간 꼬박꼬박 저금해야 1억이 될까 말까다. 매달 200만 원 저금하기는 어디 쉬울까. 평범한 서민으로서 1억은 고사하고 수억 대 목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로또, 주식, 비트코인 등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주변에서 매주 5000원 정도 투자해 로또만큼은 꼬박꼬박 사는 일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노무현 참여정부 때, 그리고 문재인 정부, 박원순 서울시장 되면서 재산을 크게 증식한 유형도 있다.
들어보면 이렇다.
"안녕하세요. 강남에 사는 40대 남 A입니다. 저는 일정한 직업이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놀고먹어도 괜찮은 수준이니까요. 중산층 가정이었던 저는 결혼 초 부모님께서 장만해주신 4억 원대 아파트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던 중 노무현 참여정부 때 일입니다. 제가 살던 아파트가 무려 9억 원대로 껑충 뛴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부동산이 잘 오르지 않아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텃밭이던 분당 사람들이 집값이 오르지 않자, 이명박 정부에 화가 나 손학규 당시 민주당 후보를 뽑았다는 얘기도 있었지 않습니까.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강남에서는 여러 채 갖고 있는 것보다 똘똘한 한 놈에 투자하는 경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공급량도 적어 정부의 규제 대책과 달리 강남발 집값 상승은 계속됐습니다. 한 집이 5000만 원 올려 팔면, 다음 집은 거기에 또 5000만 원 추가해 집을 내놨습니다.
6·13선거 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했습니다. 어느 날 싱가포르로 상 받으러 가면서 여의도 용산 개발 구상을 알렸습니다. 단지 운만 띄었을 뿐인데 껑충 뛰었습니다.
제가 살던 집도 앉은 자리에서 15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그렇습니다. 한 달 여전 바로 팔았습니다. 투자 대비 6억이란 매매차익이 생겼습니다. 자가용도 바꿨습니다. 유명 연예인들이 사는 L로 시작되는 외제차를 전액 현찰로 샀습니다. 돈 벌어주는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애정 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차기 대통령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군요. 그럼 전 이만…. 어디 가냐고요? 골프 치러 갑니다."
이 얘기는 강남 I지역에서 부동산 재테크로 돈 번 A씨에 대해 지난 5일 전해 듣고 재구성해 본 것이다.
실제 해당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그 정도 오를 수 있다. 가능한 얘기다”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 다른 부동산에서는 “아파트 30평대 물건들이 2~3년 전에는 9억 원대로 매매됐고 요즘에는 16억, 17억 원대로 거래되긴 한다”고 했다.
A씨 얘기가 아니어도 박원순발 집값이 한창 고공행진 할 때 여의도 자기 집에 사는 B씨는 출퇴근길 부동산에 매일 들려 “오늘은 얼마나 올랐어요?” 라고 묻는 게 낙이었다고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월 마지막 주에만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57%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그 주에만 서초 잠원동 아파트는 4000만 원~7500만 원 상승했다. 8월 말 기준 누적변동률은 12.42%로 지난해 연간상승률인 11.4%P가량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발 집값 급등은 과천 광명 분당, 인천 등 경기남부까지 가파른 오름세로 확산됐다. 이에 어느 경우는 “문재인 대통령 되면 참여정부 때처럼 집값 반드시 오른다며 미리 집 좀 사두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을 걸 그랬다”고 아쉬운 토로도 전해왔다.
정부가 서울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을 투기지역으로 규제해도,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 용산 개발 전면 보류를 선언해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하강시키는 데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은 일련의 현상에 대해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노무현 대통령 때 자고나면 집값이 올랐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돈은 돌게 돼있다. 주식시장이 막히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몰릴 데가 부동산 시장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A씨처럼 집만 팔았을 뿐인데 수억 원의 돈을 챙기는 불로소득자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장기실업률은 높고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됐고, 일용직 일자리는 줄고 최하위층 소득감소가 10년 새 가장 심화됐다는 요즘, 새롭게 불거지는 양극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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