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장기표 ˝평양 정상회담 선언문은 김정은이 트럼프 도와주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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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장기표 ˝평양 정상회담 선언문은 김정은이 트럼프 도와주기 위한 것˝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9.20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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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평양 정삼회담 평가와 의미는?
北의 종전선언 강조는 中돕기 위한 발언
美는 북한 핵 폐기 안 해도 된다 생각
오히려 中이 북핵 폐기 위해 노력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의미와 향후 정세가 궁금하다. 

동북아·한반도 전문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이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분석한 내용에 대해 '듣고보니'를 통해 전한다.

▲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은 3차 평양 정상회담 의미에 대해 분석했다.ⓒ시사오늘

- 평양공동선언문에 대해 평가한다면.

“얼핏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를 상당히 밝힌 것처럼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에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자고 말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일이 없었는데도 저런 발언을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런데 왜 저런 발언을 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도와주기 위한 말이라고 본다. ‘내 체면 좀 세워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호를 읽고 체면을 세워주는 발언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많이 듣고 있다. 자칫하면 11월 중간선거가 위태로울 수 있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지면 탄핵될 수도 있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비난받지 않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 편에 서기만 하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있다.“

-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은 어떤 근거에 의해서인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그렇게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폐기할 의사가 있었다면 4·27판문점회담이나 6·12싱가포르회담에서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를 밝혔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단적으로 싱가포르에서의 6·12북미정상회담의 내용을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 합의문을 보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 분명하게 나와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4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1번은 북한과 미국은 새로운 북미관계를 수립한다는 것이다. 2번은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3번은 명시된 문구대로 인용하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하여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이다.

4번은 미군 유해 송환이다. 이 합의문을 보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이 주이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별 의미도 없는 4·27판문점선언을 인용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하여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엄청나게 칭찬했다. 앞으로 평양이나 워싱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무튼 6·12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합의문을 보고 미국과 북한이 핵무기 폐기에 합의한 것처럼 인식한다면, 그것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는 세계의 눈이 무서워 어쩔 수 없이 핵무기 폐기를 합의한 것처럼 쇼를 했을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랬을까 하는 점이다.”

- 왜 그런 건가. 이유가 궁금하다.

“싱가포르에서 6·12북미 정상회담이 있기 전인 보자. 6월 1일 북한의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 특사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에 갔다. 그런데 김영철 부위원장은 워싱턴으로 갔어야 하는데 뉴욕으로 갔다. 워싱턴으로 가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을 붙잡고 오랜 시간 이야기 하기 어려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뉴욕으로 간 거다. 이유는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을 불러내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이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고 본다.

그래서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한테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우리 북한은 앞으로 중국 영향권에서 벗어나 미국 편에 서려 한다고 밝힐 거요’라고 한 것이다. 또 ‘이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주시오. 그러니 미국이 우리에게 핵무기 폐기를 너무 압박하지 말아주기 바란다고 전하시오.‘라고 말했다고 본다. 미국으로서는 이게 굉장히 좋은 거다. 미국의 최대 대외전략은 북한의 핵무기 폐기가 아닌 중국 포위전략이기 때문이다. 중국 포위전략이 미국의 최대 대외전략인 터에 북한이 중국 편에서 벗어나 미국편에 서겠다고 하니까 이것같이 좋은 일이 어디 있나한 것이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이런 뜻을 전해 듣고 싱글벙글 했던 거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난 후 그가 차를 타는 데까지 나와 환송하는 등 특별히 환대했다고 보여 진다. 이것이 우리 언론에도 대서특필 된 바 있다."

- 당시 미북 간의 변화는 중국에도 영향을 크게 미쳤던 듯하다.  이후 북중 정상회담 적극 추진 등 중국의 태도 변화를 가져온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나. 

"중국으로서는 크게 당황했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압력을 넣으면서 중국보고 협조하라고 했다. 중국도 최대한 경제 제재 등에 동참한 결과 북한이 핵무기 포기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끔 했다. 그런데 정작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한 채 북한을 미국 편으로 끌어드리려고 하니 이게 뭔가' 싶었을 것이다.

지난 1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듯한 방향으로 나온 것은 미국의 북폭위협과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 때문이었었다. 이중 경제제재의 경우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제재해봤자 별 효과가 없다. 중국의 경제제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왜냐하면 북한 대외거래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이 경제제재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이 경제제재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북한이 굴복하게 되었는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 폐기보다 북한을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려 드니, 시진핑 주석으로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북한을 지원해서 북한이 중국 편에 서 있도록 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과 북중정상회담을 하는 등 밀착 관계에 적극 나선 거였다. 또 9.9절 행사에도 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이 이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북한과 중국이 가까워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25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도 취소하고, 중국과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5천500억 달러 가운데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매기려 한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2000억 달러어치나 되는 상품을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중국 경제가 휘청거릴 만한 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압력을 가하니까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9.9절 행사에 못 간 거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는 뭐라고 엄포를 놓았느냐 하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겁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남한 정부에 SOS를 쳤다고 본다. 대북특사단을 보내달라고. 이후 남한에서 대북특사단이 가니까 김정은 위원장은 뭐라고 말했느냐 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나의 신뢰는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우선 볼튼 보좌관한테 전화를 해 김정은 위원장의 이 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한 거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변함이 없다'고 한 것이다.”

- 이런 양상이 왜 벌어진다고 보는가.

"지금 미국과 중국은 북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거다. 북한을 서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 북한으로서는 미국에 잘 보여야 되는 거다. 그래서 이번에 있은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이 미국에 잘 보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문제인 대통령은 북한의 이런 의도에 충실히 호응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 핵무기 폐기와 관련한 내용은 없다시피 한데도 마치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위해 상당한 조치를 취했거나 취하려 한다고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이미 핵무력을 완성했다는데 핵무기 실험장이 있으면 뭐하나. 그 다음 미국을 위해서는 ICBM 발사대를 없애면 되는데, 그걸 없애면 뭐하나. 이제 미국을 겨냥할 필요가 없게 되었는데 말이다. 더욱이 이동식 발사대가 있기 때문에 영변에 있는 발사대는 있으나 마나다.

그래서 핵무기 폐기와 관련한 내용이 별로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하여 북한과 미국의 핵무기 협상이 하루 속히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 자체가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성과가 없음을 말해주는 것 아닌가. 의미 있는 성과가 있다면 굳이 북미회담을 촉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니 말이다."

- 결과적으로 평양공동선언문 등 이번 정상회담 관련 소득이 없었다고 보는 건지?

“그건 아니다. 이번 3차 평양정상회담을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제가 문재인 대통령이라도 저렇게 한다. '북한이 핵무기 포기할 의사가 없으니 만나지 않겠다, 평양정상회담 필요 없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저렇게라도 해서 북한이 핵무기 폐기에 조금씩 발을 담그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저와 문 대통령이 다른 점은 겉으로 저런 행보를 하더라도 속으로는 북한의 의도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미국한테 밉보이지 않도록 하는 데 들러리를 서고 있는 듯 보여 아쉬운 것이다. 어쨌든 냉정하게 보아 실제로는 내용이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를 도와주려는 제스처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오히려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으려 하는 북한을 도와주는 것이 되고 만다.”

- 종전선언 전망도 밝아지는 듯하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은 중국을 위한 점이 더 크다. 북한이 미국 편에 서려고 하는 것 같아 중국이 북한을 불신하고 있는 터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중국에 도움이 되는 것도 좀 해줄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종전선언을 한다고 해서 금방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 주둔의 명분이 결정적으로 약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사드배치나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명분도 없어진다. 이건 중국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 트럼프 대통령의 현 셈법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ICBM과 SLBM 등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만 없애면 된다는 쪽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미국에 별로 나쁘지 않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을 미국 편으로만 끌어들이면 오히려 중국에 대한 압박수단으로서 더 좋기 때문이다. 미국편이 됐는데 핵무기 갖고 있으면 더 좋지 않나.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가장 싫어하는 쪽은 북한에 인접한 중국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보수 세력들은 중국의 암묵적 지원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하는 일이면 뭐든지 좋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해 비판 한 마디 못하는 거다. 트럼프 대통령을 믿어서는 안 되는 거다.”

- 핵 있는 한반도로 간다고 보는 건지?

“이대로 가면 그렇게 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유는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기 한다. 또 하나는 남한은 북한에 끌려다니는 준식민지 신세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상황을 그대로 두지 않을 거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꽃놀이패로 활용하겠지만,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서 독자적으로 노력할 거다. 북한 내의 쿠데타를 사주해서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고 친중 정권을 들어서게 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것을 두려워해서 친중인사인 장성택을 처형한 데 이어 김정남까지 암살한 것이다. 보수 세력들은 중국이 도와줘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보다 중국이 훨씬 더 싫어한다.”

-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이 박정희 정권처럼 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한다.

“박정희 정권하고는 다르다. 박정희 정권은 민주세력을 탄압했지만 경제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북한 인민들을 빈곤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정치적으로도 엄청나게 탄압하고….”

- 그럼 현 행보는 성공하게 될까.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억압과 공포로 정권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고 본다.(태영호 전 공사는 10년 안에 통일을 이룰 임계점이 왔다고 한 강연회에서 전망했다는 얘기를 하자) 10년 후의 일을 누가 아나. 제가 볼 땐 1~2년 안에 한계점이 이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남한이 잘 해야 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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