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도는 한국당 차기 전대, 친박 대 비박 대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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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도는 한국당 차기 전대, 친박 대 비박 대결 될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9.2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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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은 친박, 김무성은 비박 지원설…친박 vs 비박 구도 재현 우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 차기 당권 주자들이 ‘몸 풀기’에 들어갔다. 특히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무성 의원에게 시선이 쏠린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자유한국당 차기 당권 주자들이 ‘몸 풀기’에 들어갔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한국당 전당대회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본격적으로 ‘세 불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당권 주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기대감’으로만 가득 찬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차기 전대는 2020년 총선 공천권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 만큼, 한동안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떠오르는 황교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한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통령선거에서는 대선 후보로,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그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러던 황 전 총리가 지난 9월 7일 자신의 수필집 ‘황교안의 답-청년을 만나다’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면서 전면에 나섰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황 전 총리가 내년 초로 예정된 한국당 전대를 앞두고 ‘정치 개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가 존재감을 과시하며 ‘세력 형성’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이를 증명하듯, 황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대권 또는 당권 도전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듣고 있다”며 “나중에 기회 있을 때 이야기하자”고 답했다. 멀리는 대선, 가까이는 전대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되돌아온 김무성

김무성 의원 역시 황 전 총리만큼이나 바삐 움직이고 있다. 새누리당 탈당 후 바른정당에 입당했다가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온 김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잠행(潛行)을 거듭해왔다. 지난 6월에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김 의원은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김 의원은 8월 27일 ‘길 잃은 보수 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라는 제목의 세미나에 이어 9월 4일 ‘소득주도성장, 왜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등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28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한 김 의원이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는 건 전대를 겨냥한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본인이 직접 나서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 많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박 vs 비박 대리전?

문제는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이 각각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을 대표한다는 점이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리멸렬(支離滅裂)해진 친박은 황 전 총리를 구심점(求心點)으로 재기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앞선 한국당의 관계자는 “여기저기서 친박 청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나. 당권을 빼앗기면 (친박은) 정치 생명이 끝난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대중적인 인기도 있고 이미지도 괜찮은 황 전 총리를 중심으로 전대에서 이기는 게 친박 입장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유기준·윤상현·김진태·박대출·정용기·윤상직 등 한국당 의원 6명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황 전 총리와 오찬을 갖고 전대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인 김 의원은 비박의 대표격인 인물이다. 김 의원이 ‘어떤 방식으로든 전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이라는 분석이 사실이라면, 차기 전대는 황 전 총리를 지원하는 친박과 김 의원이 지원하는 비박의 대결 구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전운(戰雲) 감도는 한국당

이처럼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을 중심으로 전선(前線)이 형성되면서, 한국당 내부에서는 ‘친박·비박 계파 전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표면적으로나마 봉합 국면에 접어든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걱정이다.

특히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의 격돌은 당의 운명을 결정할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황 전 총리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경험이 있고,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참여한 바 있다. 때문에 ‘친박 청산’을 외치는 비박은 비박대로, ‘배신자’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친박은 친박대로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어떤 형태로든 황교안 전 총리와 김무성 의원이 맞붙는 분위기인데, 이러면 친박·비박 싸움이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대표 선거 자체도 치열할 것이고, 결과가 나온 뒤에도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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