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 왓]롯데, 신동빈 복귀에 숨통…대내외 악재와 신세계 위협에 유통강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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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s 왓]롯데, 신동빈 복귀에 숨통…대내외 악재와 신세계 위협에 유통강자 '흔들'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8.10.15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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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국내 기업들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업체는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선택해 투자를 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업체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맞불을 놓기도 한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어떤 강점과 약점, 그리고 어떤 기회와 위기가 있을까. <시사오늘>은 'SWOT 기법'(S-strength 강점, W-weakness 약점, O-opportunity 기회, T-threat 위협)을 통한 기업 분석 코너 '기업's 왓'을 통해 이에 대해 짚어본다.

▲ 국내 재계 서열 5위, 유통업체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롯데그룹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인다. ⓒ 롯데쇼핑

S-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승부수

국내 재계 서열 5위, 유통업체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롯데그룹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인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헬스앤뷰티(H&B)숍을 보유하고,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세븐일레븐 등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올해 8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를 통합함으로써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 효과를 목표를 밝혔다. ‘옴니쇼핑’ 강화로 롯데가 보유한 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해 온라인 사업과 연계한다는 복안이다.

옴니쇼핑이란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쇼핑체계를 말한다.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구경하고 물건을 고르고 온라인에서 주문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통합 온라인몰은 중소 파트너사와의 상생의 장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파트너사에게는 마케팅부터 배송, 교환 환불까지 판매 과정 전반에 걸쳐 폭넓은 형태로 지원한다. 파트너사는 추가 유통 채널 확보하고 상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롯데는 통합 온라인몰에 참여할 우수 파트너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활한 온라인 사업 운영을 위해 인력 보강도 탄탄해질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e커머스사업본부에 그룹 내 관련 인력을 우선 통합한 뒤 2019년까지 IT·UX 관련 신입·경력사원을 지속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 e커머스본부는 연내에 롯데지주가 있는 롯데월드타워로 본사를 이전한다. 이에 롯데 e커머스사업본부는 사무 공간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올해 1월 기준 롯데닷컴의 인력은 600여명 정도였지만 지난 5월 롯데쇼핑에 롯데닷컴이 흡수합병된 후 계열사 IT 인력을 흡수, 현재는 인력이 1000여 명까지 늘었다.

향후 롯데는 2022년까지 3조 원을 투자, 매출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W- 사드보복 리스크…실적 악화 불가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유통채널 전방위적으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 부분은 약점으로 꼽힌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롯데의 반정서가 확산되며 현지 마트 사업 매각을 결정한 데 이어 백화점까지 사업 조정에 착수했다.

지난 7월 롯데백화점 운영사인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백화점 사업 적자가 누적됨에 따라 매각 등 사업 축소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는 2008년 베이징에 중국 현지기업과 합작 형태로 첫 백화점 매장을 낸 이후 현재 중국에서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당초 계획은 10년 안에 20개로 점포를 늘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백화점 사업마저 축소하게 되면서 5개 점포 가운데 임차 건물인 톈진 2개 점포와 웨이하이점 등 3곳의 운영권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롯데쇼핑은 2분기 매출 4조4227억원에 영업이익 349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7%로 부진했다. 사드 여파로 인한 중국내 할인점 실적부진 때문이다.

롯데쇼핑 측은 “올 상반기 백화점과 하이마트의 매출, 영업이익이 신장하며 중국발 할인점 실적부진 영향에도 전반적으로 무난한 실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국내 면세점 사업도 마찬가지다. 면세 업계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막대한 매출 손실을 입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이전까지 연간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며 지난해는 25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최근에는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 내 면세 사업권을 반납했다.

롯데 측은 중국 롯데마트 영업손실과 선양 롯데타운 건설 프로젝트 중단, 면세점 매출 감소 등을 합쳐 총 2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O- 돌아온 신동빈…지주체제 강화·올스톱 사업 숨통

롯데는 신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경영 정상화는 물론, 대규모 사업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70억 원대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아 법정 구속됐다. 이후 8개월 간의 수감 끝에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저의 부재에도 경영 현안을 잘 챙겨주신 비상경영위원회 및 각 사 대표이사, 임원들에게도 감사드린다”며 “이 상황을 겪게 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저를 믿고 롯데를 든든히 지켜준 여러분이 있었기에 저 역시도 힘을 낼 수 있었다”는 인사를 전했다.

롯데는 그동안 황각규 부회장을 필두로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했지만 국내외에서 10여건에 이르는 총 1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 관련한 사업은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향후 신 회장의 본격 지휘 아래 주춤했던 사업 성과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우선 롯데케미칼을 지주사 체제로 편입하며 지주 체제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지주는 식품 유통부문에 이어 화학 부문을 추가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10일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주식 796만5201주를 양수했다고 공시했다. 양수금액은 2조2274억 원이다.

롯데지주가 매입한 롯데케미칼 주식은 호텔롯데가 보유한 410만1467주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386만3734주다. 양수 후 롯데지주의 롯데케미칼 지분율은 23.24%가 된다.

롯데케미칼 최대주주였던 롯데물산은 보유지분이 31.27%에서 20%로 줄었고 호텔롯데의 경우 12.68%에서 0.7%로 감소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지분 마련을 위해 금융권에서 2조3500억원을 단기 차입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그룹의 경영 투명성 강화와 주주 권익 강화 방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 개편을 지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한 호텔롯데 기업공개는 시차를 두고 재개할 계획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된다.

현재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를 포함해 일본 롯데가 지분 99% 이상을 가지고 있어 상장을 하면 기존 일본 주주들의 지배력을 낮출 수 있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은 면세점 사업 정상화와 사드 보복 완화 등의 요인으로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T- ‘업계 투톱’ 신세계의 맹추격

국내 유통 투톱이라 불리는 신세계그룹의 맹추격은 위협으로 적용된다.

현재 롯데 유통 계열사가 온라인을 통해 내고 있는 매출 규모는 모두 합쳐 7조~8조 원가량에 이른다. 신세계는 지난해 기준 2조 원에 그친다. 매출 규모 면에서는 롯데가 앞선 상황이지만 신세계는 최근 몇 년간 온라인사업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며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연일 깜작발표를 이어가며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반면 롯데는 대내외적인 악재로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신세계와 롯데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도 언급된다. 올해 신세계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합병해 하나의 법인으로 만들기로 결정, 신설법인에 1조 원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현재 2조 원 규모의 온라인사업 규모를 2023년까지 지금의 5배 수준인 10조 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회사 가운데 온라인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은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라며 “하지만 할인점 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온라인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신세계그룹이 오늘의 승자”라고 분석했다.

다소 한발 늦게 롯데는 우선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통합하는 데 강수를 뒀지만 이미 신세계 이마트의 쓱닷컴이 흑자전환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린 만큼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하기에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의 옴니채널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로 평가된다. 신세계는 2016년 첫 선을 보인 공유·공효진을 모델의 SSG닷컴 ‘쓱’ 광고를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왔다. 반면 롯데쇼핑의 박나래·한혜진 등이 등장하는 옴니채널 광고 효과는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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