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철학] 조경태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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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철학] 조경태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쉰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10.16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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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 무위정치론 사상과 ‘민생 정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다다익선(多多益善). 좋은 뜻은 많을수록 좋다. 명사의 철학을 통해 공익적 소신과 공공의 가치를 담아본다. 이번엔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이다.

▲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노자의 도덕경 글귀인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를 인용하며 자신의 정치 소신에 대해 말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

춘추시대의 사상가이자 도가(道家)창시자인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글귀다.

정치가 소박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그러려면 <도덕경>부터 짚어나가야 될 듯싶다.

<도덕경>은 노자 사상의 집약체로 평가된다. 약 5000자, 81장으로 이뤄졌으며 핵심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법률과 예법, 정치적 사회질서를 강조한 주나라에 맞선 사상으로 자연의 법칙에 따라 거짓과 인위적인 것에서 벗어나라고 하고 있다.

물 흐르듯 있는 그대로의 꾸밈없이 순수한 상태의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야 비로소 도(道)에 이를 수 있다고 전해진다.

노자가 말하는 도(道)는 우주 만물생성의 근본 원리다. 물처럼 성질이나 모양을 갖지 않은 상태, 변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어디에든 항상 존재하는 것. 만물을 생성했지만 자신의 공을 티내지 않고, 소유하지도 주도하지도 않는 참 진리에 빗댈 수 있다.

덕(德)은 그런 도를 따르는 행위다. 도가 자연이라면 덕은 그런 자연의 법칙과 본성에 순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상태를 노자는 ‘소박(素樸)’이라고 불렀다. 꾸밈없이 순수하게 존재하는 상태. 즉 ‘도’에 이르는 열쇠가 ‘소박’인 셈이다.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소박’은 노자사상의 정수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과도 같다.

노자는 정치에 있어서도 무위 정치론에 뜻을 뒀다. 지도자가 자기 주도의 통치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는다면 백성이 알아서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국가 개입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라고 지칭한 바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일자리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 주도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도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며 “비틀즈의 ‘렛잇비’처럼 내버려둬야 한다”고 했다.

“최근 6개월 사이에 서울 외곽도 2~3억 원씩 올랐다고 한다. 강남은 9~10억 원씩 오르지 않나. 우리 젊은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완전히 앗아가게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 마치 영화에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이미 그 정책은 노무현 정부 때 실패한 정책이다. ‘어게인 노무현, 시즌 투’가 된 거다. 오롯이 민간영역에서의 부동산 규제만 하려고 하니, 국민들도 불안한 거 아닌가. 부동산 정책의 해법은 비틀즈가 이미 정답을 줬다. 비틀즈의 히트곡중 하나가 렛잇비(Let it be)이다. ‘그대로 내버려둬라’시장경제에 맡기면 되는 문제다.”(9월 17일 시사오늘 인터뷰 발언 중)

그런 조경태 의원이 오래전부터 소개해온 말이 있다.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

그는 자신의 정치소신을 얘기하는 자리에서는 꼭 이 글귀를 전해왔다. 지난달 17일 <시사오늘>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청렴상을 받은 것이 눈에 띈다. 이번 기회에 정치 소신을 말한다면.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는 노자의 말씀이 있다. 정치인들이 자꾸 허황된 비전을 제시하려 말고, 지금 현재 국민들이 아파하는 부분을 잘 보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가 초기 일자리 예산으로 54조 원을 풀었는데, 어디에 썼는지 모르게, 사실상 증발되다시피 한 거 아닌가. 54조원이 얼마나 큰돈인가? 국민 한사람 당 1000만 원씩 돌아가는 돈이다. 4인 가족이면 아이부터 부모까지 4000만 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이다. 그만큼 엄청난 돈이지 않나. 그런데 정부 정책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실업쇼크, 고용쇼크만 악화되는 형국이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국민들이 오늘보다 내일 더 좋아지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실사구시적 정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치 본연의 민생 정치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과의 약속이, 민생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지 계파 정치, 진영 논리, 이념 정치에 얽매여 인위적으로 주도하지 않겠다는 것. 끄는 것이 아닌 국민이 원하는 곳으로 따라가는 정치. 조 의원이 말하는 소박한 정치가 아닐까?

※노자 사상 관련, 한 매체의 김광화의 <노자 도덕경>을 인용한 최재천 교수의 설명, 인물사전 등을 참조했다.

조경태 의원은…

부산에서 첫 민주당 소속 당선. 첫 발자국을 뗀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부산사하구을·4선)ⓒ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보수텃밭으로 불렸던 시절 처음으로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사상구 국회의원이 됐다. ‘노무현 탄핵 역풍’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승리했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4선 성공까지 높은 득표율을 갱신하며 실력을 입증해왔다. 여기에는 지역민과의 공약 이행을 최우선으로 둔 노력이 바탕이 됐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원조 친노(노무현)에서 반문(문재인)을 거쳐 민주당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으로 온 것은 소신vs철새 등 엇갈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차기 당대표 도전장을 시사하며 YS(김영삼)어록을 인용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와 호랑이를 잡겠다’는 것이다.

난민법 폐지, 누진제 페지 등 국민우선주의 실용주의 개혁파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과연 민주당 출신이라는 약점을 이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51세 4선으로 부산사상구을이 지역구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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