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확장' 편의점 이마트24의 남다른 행보…득?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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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확장' 편의점 이마트24의 남다른 행보…득? 독?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8.10.26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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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이마트24는 편의점 시장 포화 상태에 순증점포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점포수를 늘리며 외형 확대에 힘쓰고 있다. ⓒ 시사오늘(그래픽=김승종)

“우리가 버린 자리에 이마트24가 들어가더라고요. 본사 개발팀 직원들이 점포 자리 알아볼 때 안되겠다 싶은 자리에 매장 내겠어요? 딱 봐도 매출 안 나는 곳인데 매장내면 점주만 손해죠.”

기자가 A편의점에서 우연히 들은 이야기다. 점포개발 담당자들 사이에선 수익률이 떨어질 것 같은 자리에 애초에 들어서지 않는 것을 두고 ‘버린 자리’로 표현한다는 후문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위드미’에서 리브랜딩에 성공한 ‘이마트24’의 점포 확장 속도는 빨랐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편의점 시장 포화 상태에 순증점포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점포수를 늘리며 외형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마트24의 최근 기준 점포수는 35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만 1117점포를 출점한데 이어 올해 9월 기준 1029개 점포를 출점한 것. 이마트24는 연말까지 4000개 점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24의 외형 성장에는 기존 편의점과 차별되는 ‘3무(無) 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3무 정책은 점주들의 부담을 덜기위해 ‘24시간영업’과 ‘로열티’, ‘영업위약금’ 총 3가지 사항을 없앤 것이다.

이에 점주들은 편의점의 필수조건으로 꼽히는 심야 영업을 의무로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야간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불가피하게 계약기간 내 폐업을 진행해도 위약금 지불의 부담이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매출 증가에 따른 로열티를 본사에 지불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 결과 미니스톱을 제치고 CU,GS25,세븐일레븐의 뒤를 이어 업계 4위에 올라섰다. 2016년 3784억원에 그쳤던 연매출 역시 지난해 6840억원으로 80.7%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적이었다. 이마트24 간판은 기존 위드미였을 당시보다 눈에 띄는 컬러감은 물론, 이마트를 연상케할 정도로 닮아 편의점이라는 인식보다 ‘작은 이마트’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마트24의 이같은 성장 이면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13년 말 위드미FS를 인수하며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 이마트는 출점 속도가 더디고 선발주자들에 반해 브랜드파워가 낮게 평가됐다. 

이마트는 특히 편의점 사업 성장을 위해서는 초기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향후 3년간 3000억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2015년부터 이마트가 유상증자를 통해 이마트24에 지원한 금액만 268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선 이마트24가 업계의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매출 면에서 급성장을 이루기엔 무리가 있다고 내다봤다. 편의점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마트24의 무조건적인 점포 확장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맞딱들인 문제점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편의점업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시장 포화 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3무 정책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 개선에 어려운 구조라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여기에 이마트24의 누적 손실액도 떠안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마트24의 누적 손실액은 1200억원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마트는 손익분기점(BEP) 기준으로 잡은 점포수 6000개 달성 시점을 2020년으로 잡고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지난해 리브랜딩 이후 빠른 속도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재 편의점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에 무조건적인 외적 성장은 향후 가맹점주에게도 독이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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