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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위정척사운동의 실패와 한국당 내홍
“한국당이 해야 할 일은 내홍이 아닌 통합이다”
2018년 11월 11일 13:32:38 윤명철 논설위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자유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을 위해 위정척사운동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사진제공=뉴시스

19세기 조선의 지배층 양반은 大위기에 봉착했다. 1860년대 제국주의로 무장한 서구 열강은 조선에게 통상을 요구했고, 평등사상을 내세운 천주교가 하층민과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점차 세력을 확대하고 있었다.

위기의식을 느낀 양반들은 성리학적 사회 질서 수호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른바 ‘위정척사 운동’을 전개했다. 이는 바른 학문인 성리학과 성리학적 사회 질서를 수호하고, 그 이외의 종교와 사상을 사악한 학문으로 보고 배격하자는 사회 운동이다.

명분은 그럴듯하나 실은 양반층의 기득권을 수호하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은 평등을 상징하는 천주교 승인과 서구 열강과의 통상은 곧 기득권의 궤멸로 읽었다.

1860년대 위정척사 운동은 통상반대를 기조로 삼아 ‘척화주전론’을 주장했다. 마침 대원군이 통상수교거부정책을 고수하며, 프랑스와는 ‘병인양요’를, 미국과는 ‘신미양요’를 이겨냈다. 두 양요 모두 전투는 졌으나, 대원군은 통상수교거부정책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얻은 정치적 승리였다.

노회한 정객 대원군은 이 상황을 놓치지 않고 전국 곳곳에 ‘척화비’를 세워 항전 의지를 불살랐다. 대원군의 개혁정책으로 대척점에 섰던 양반층도 통상수교정책에서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자 적극 협조했다.

하지만 대원군의 실각은 통상수교정책의 폐기로 이어졌다. 새로 집권한 민씨 정권은 일본과 굴욕적인 강화도조약을 체결하며 문호를 개방했다. 양반층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최익현은 ‘왜양일체론’을 내세우며 일본의 경제 침탈을 우려했다. 최익현은 <면암집>에서 “일단 강화를 맺고 나면 저들의 욕심은 물화를 교역하는 데 있다”며 “(교역을 하면) 몇 년 지나지 않아 땅과 집이 모두 황폐해져 다시 보전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나라 또한 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익현의 예언은 적중했다.

하지만 무능한 민씨 정권은 서양 열강과 잇따라 국교를 맺으면서 경제적 침략을 자초했고, 민생은 파탄에 빠졌다. 위정척사운동도 개화반대 운동과 항일 의병 투쟁으로 변화했지만, 점차 성리학적 질서 수호라는 구(舊)시대적 이념이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점차 세력이 약화됐다.

조선의 기득권층은  ‘근대화’라는 시대 정신을 ‘성리학적 질서 수호’라는 낡은 이념으로 맞서고자 했다. 이들의 전략적 판단 실수는 조선의 근대화를 지연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각 계파 갈등으로 ‘보수대통합’이라는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 정당은 정권 창출을 위한 집단이다. 한국당이 정권 창출 대신 제1야당의 기득권에 만족한다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국민의 지지 없는 정당은 없다.

한국당은 조선의 기득권층이 펼친 위정척사운동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권 창출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한국당이 해야 할 일은 내홍이 아닌 통합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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