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머뭇머뭇’…선거제 개편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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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머뭇머뭇’…선거제 개편 물 건너가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11.25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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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한국당 모두 미온적…현실적으로 개편 어렵다는 지적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편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뉴시스

선거제도 개편이 또 한 번 무산되는 것일까. ‘골든타임(Golden Time)이 왔다’던 선거제도 개편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당론인 것으로 알려졌던 더불어민주당이 슬그머니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실상 선거제도 개편이 ‘물 건너갔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만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현재 지지율로 볼 때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을 다수확보해 비례(대표) 의석을 얻기 어렵다”며 “그렇게 되면 비례의석을 통해 직능대표나 전문가들을 영입할 기회를 민주당이 갖기 어려워 (연동형 비례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현행 제도에서) 비례성이 약화하는 것을 보정하는 방안으로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이지 100% 비례대표를 몰아준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이 그간 당론으로 추진해오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발을 빼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민주당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선거제도 개편이 가져올 손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대로 각 정당에 전체 의석수를 나눠준 뒤,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수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부족할 경우 비례대표로 나머지 의석수를 채워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전체 의석수를 100석이라고 가정했을 때, A정당이 정당득표율은 30%를 기록했지만 지역구에서 10석밖에 차지하지 못했다면 나머지 20석은 비례대표로 채워 30석을 맞춰주는 것이다.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면서, 소수 정당에 유리해 다당제 구조를 확립하기에도 용이한 선거제도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현재의 ‘승자독식형’ 소선거구제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정당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라는 점이다. 지지하는 정당보다는 반대 진영을 ‘이길 수 있는’ 정당을 뽑을 수밖에 없는 현 구조에서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정당지지율보다 많은 의석수를 챙길 수 있으므로, 민주당과 이 대표가 슬그머니 태도를 바꾸려 한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한국당 역시 개헌과의 연계, 중선거구제 도입, 의원 정수 확대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선거제도 개편에 미온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러자 ‘소수 정당’들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거대 양당이 당리당략으로만 선거제도 개편을 바라보고 있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도 개편에 동참하지 않으면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은 계속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시그널(신호)을 내고 있지만, 국회의원들이 알아서 자기 밥그릇을 내놓겠나”라며 “민주당과 한국당이 크게 망해서 완전히 새로운 정치 지형이 되지 않는 이상, 개헌이나 선거제도 개편이나 꿈 같은 일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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