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결함이 화재원인" 조사결과에 BMW "누수가 원인"…이상한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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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결함이 화재원인" 조사결과에 BMW "누수가 원인"…이상한 항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12.2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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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BMW 차량 화재사고 원인 규명 민관합동조사단(단장 박심수·류도정)이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재결함 원인조사 최종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BMW 차량의 잇딴 화재사고 원인이 EGR(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밸브 열림 고착과 냉각수 끓음 현상을 유발하는 설계 결함 때문이라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BMW 코리아는 해당 결과가 기존 자체 조사와 같이 EGR쿨러의 누수가 근본 원인임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흡기다기관 자체에는 설계 결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24일 민관합동조사단은 EGR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와 함께 EGR밸브 열림 고착이 화재와 관련있음을 밝혀냈다. 해당 증상으로 배기가스 후처리장치 재생시 500℃ 이상의 고온가스가 그대로 유입돼 EGR 쿨러 내 침전물에서 불티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조사단은 EGR쿨러 열용량 부족 또는 EGR 과다사용을 유발하는 설계결함도 확인했다. 이로 인해 EGR쿨러 내 냉각수 끓음 현상(보일링)이 나타나며, 반복적 열충격으로 인해 EGR쿨러가 균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BMW가 EGR쿨러 설계사양서에 담은 "EGR쿨러는 냉각수 순환없이 작동되지 않으며, 주어진 조건으로 실시하는 보일링 시험에서 국부적 보일링(local boiling)이 없다"는 입장을 뒤엎은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외에도 조사단은 EGR밸브 반응속도가 느리거나 완전히 닫지 못하는 현상(일부 열림고착)과 이에 대한 경고(알림)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고 조치없이 EGR쿨러 내 가스유입이 지속돼 EGR쿨러의 균열을 가속화시켰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사단은 BMW가 결함은폐·축소를 비롯해 늑장 리콜을 진행했다고 판단하기까지 했다.

조사단은 BMW가 지난 7월에서야 EGR결함과 화재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보다 앞선 2015년 10월 BMW 독일본사에서 EGR쿨러 균열문제 해결을 위한 TF 구성과 설계변경 등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한 바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사단은 해당 리콜이 실시되기 이전인 상반기 제출 의무가 있는 EGR결함 및 흡기다기관 천공관련 기술분석자료도 최대 153일을 지연, 리콜 이후인 9월 정부에 제출했다는 점에서 BMW가 결함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정부도 BMW에 철퇴를 가할 가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리콜대상 65개 차종, 17만2080대에 대해 흡기다기관 리콜(점검후 교체)을 즉시 요구할 예정이며, EGR 보일링 현상과 EGR밸브 경고시스템 관련해서는 BMW에 즉시 소명을 요구하는 한편 검증·조사를 통해 추가 리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결함은폐·축소, 늑장리콜 의혹과 관련해서는 BMW를 검찰에 고발 조치하고, 1~2차 리콜 대상 2만2670대에 해당하는 과징금 112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한편 BMW 측은 이번 조사 결과가 EGR 쿨러 누수가 화재의 핵심 원인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

BMW는 공식입장을 통해 "차량 화재의 근본 원인은 EGR 쿨러의 누수라는 점이 확인됐고, 이는 BMW 그룹의 기술적 조사 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한다"고 전했다.

다만 "EGR 쿨러의 누수 없이 기타 정황 현상만으로는 차량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흡기다기관 자체에도 설계 결함이 없으며 오로지 EGR 쿨러의 누수가 있는 경우에만 손상될 수 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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