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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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간] 〈조선 명문가 독서교육법〉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1.04.19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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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대 과거시험 부정사건과 선비들의 공부 이야기

조선의 선비는 죽음을 넘어서는 공부를 했다. 조선 선비에게 독서는 출세의 길이었고 마음 수양의 길이었다. 그래서 독서에 총력을 기울였고, 과거응시에 온 집안의 명운을 걸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정이 싹트기도 했다.

숙종 38년(1712년)의 임진년 과옥은 유생들이 과거시험에 얼마나 연연했는가를 보여준다. 수천 명이 시험장 밖에서 포장을 치고 시험을 봤다. 시험은 백지 답안지, 이름 바꿔 쓰기, 여러 답안지 작성, 마감시간 뒤 답안지 제출 등 부정으로 얼룩졌다. 고관들은 3개월 간 쉬쉬했으나 부정 소문은 발 없는 말이 되어 호남과 영남에까지 퍼졌다. 임금만 모르고 바보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선에는 독서를 통해 마음을 닦은 선비들이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부제학 이건명이었다. 이건명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숙종에게 직소를 한다. 그의 직소로 조선 최대의 과거시험 부정 사건은 수면위로 드러났다. 조선을 떠들썩하게 만든 과거시험 부정은 독서와 연관이 있다. 잘못된 독서로 수양이 덜 된 사람과 아예 독서를 하지 않은 선비가 이런 부정을 저질렀지만 바른 독서를 한 사람들이 정화를 시켜왔다.

 

▲ '조선명문가 독서교육법' 표지

조선 선비의 힘은 독서였다. 특히 명문가는 스스로에게 맞는 독서철학과 방법이 있었다. ‘조선 명문가 독서 교육법’에는 독서 지존들의 책 이야기가 흥미롭게 풀어져 있다. 송시열 윤증 윤선도 정약용 홍길주 등 조선시대 내로라하는 명문가의 독서법과 글쓰기법도 수록돼 있다. 자신은 물론, 가문과 나라를 올바로 세우는 유일한 방법으로 독서를 생각한 명문가의 자제들은 정독과 다독, 수행과 실용은 물론이고 우연과 필연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 독서에서 찾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바른 독서교육을 시키려는 학부모와 교사에게는 좋은 독서지침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작정 책 읽을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와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척화파의 기수인 김상헌의 후손은 대를 이어 독서를 유언으로 남겼다. 사약을 받아든 김수항은 독서하는 아이가 끊이지 않게 하라는 유언을 아들 김창집에게, 다시 김창집이 아들 김제겸과 손자에게, 김제겸은 다시 아들 김달행에게 남겼다. 이처럼 "책 읽는 아이가 끊이지 않게 하라"는 김수항의 3대의 걸친 독서훈은 현시대 눈앞 결과만을 노리는 독서교육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유성룡은 "요즘 서울의 젊은이들은 빠른 성공만을 원한다. 마치 저잣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처럼 빠르게 성공하는 기술만 찾는다. 옛 성현의 글이 담긴 책들은 다락방에 처박아두고, 말을 도둑질해 시험 감독관의 눈에 띄도록 글을 지어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며 독서의 참뜻과 쓰임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멈추지 않았다.

고종 때의 유학자인 이상수는 요즘 논술과 같은 논리적인 독서와 핵심 글쓰기를 지도했다. 기존 선비들이 읽고 또 읽는 다독을 강조한 데 비해, 이상수는 언어탐구와 함께 글을 쓴 뒤 책을 읽을 것을 권유했다. 정치가이자 학자인 김성일은 아들에게 칼을 물려주는 이색 교육법을 실시했고, 윤 증으로 대표되는 파평윤씨는 사립학교를 세워 체계적인 독서를 지도했다. 윤선도는 과거시험에 합격하는 글쓰기법으로 상세한 글을 말했다.  이상주 지음 | 다음생각 | 340쪽 | 1만4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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