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탈원전 속도조절론' 주장…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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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탈원전 속도조절론' 주장…왜?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1.15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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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성 발언이후 반박·재반박 진행中
'에너지 믹스' 새로운 어젠다 부상할까
신율 "계획 아니겠지만 향후정치 영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언급한 원자력발전소(원전) 신한울 3·4호기 문제 재검토 발언이 화제다.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여당과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고, 야당은 환영의사를 내놨다. <시사오늘>은 송 의원의 탈원전 정책 발언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알아봤다.

송 의원은 지난 11일 원자력 신년인사회 특별 강연에서 정부가 백지화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원전수출건을 비롯 원전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안정성도 강화할 수 있으며, 노후원전을 폐쇄하면 원전확대는 아니라는 것이 요지다.

송 의원의 주장은 속도보다도 '대체'에 방점이 찍힌 속도조절론에 가깝다. 물론 새로운 원전가동은 현 노후 원전보다 오래 가동될 수 있기에, 최종 탈원전까지 좀 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일부 야당의 주장인 '탈원전 폐기'와는 궤를 달리한다.

발언 다음날인 12일 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주장"이라며 이를 반박했고, 14일과 15일에 걸쳐 청와대의 반박, 송 의원의 재반박, 야권의 지지표명 등이 이어지며 이슈에 불이 붙었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언급한 원자력발전소(원전) 신한울 3·4호기 문제 재검토 발언이 화제다.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여당과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고, 야당은 환영의사를 내놨다. <시사오늘>은 송 의원의 탈원전 정책 발언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알아봤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핵심은 속도-공론화- 미세먼지

송 의원과 우 의원, 청와대는 각자의 주장을 펼치며 서로 만나지 않은 채 '원거리 설전'을 펼쳤다. 각각 속도, 공론화, 미세먼지 등의 이슈로 반박과 재반박이 오갔지만, 일단은 각자의 입장만 내세운 상태다.

우선 우 의원은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노후 원전은 수명 연장 없이 폐쇄하는 것으로 2083년까지 2세대, 6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에 대해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 의원의 탈원전 정책에 동의한다"면서도 "탈원전으로 나아가되 장기간 '에너지 MIX'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후 화력발전소·원전의 조기 퇴출과 함께 신한울 건설로 에너지 공백을 매우자는 주장이다.

청와대는 우 의원과는 또 다른 각도에서 송 의원의 발언에 반박했다. 공론화 과정과 미세먼지다.

청와대는 14일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 문제는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다"라면서 "원전 문제는 사회적 공론화위원회의 논의를 거쳐서 정리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송 의원은 이에 대해 다시 15일 “공론화위를 구성했던 국무총리 훈령을 살펴보면, 신고리 5·6호기 문제에 한정·집중된 위원회이지 신한울 3·4호기 문제가 공식 의제로 되는 조항은 없다”면서 “신고리 5·6호기 이외 문제(신한울 3·4호기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하려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했다”고 재반박했다.

청와대는 또한 같은 날 "원전과 미세먼지는 관련이 없다는 팩트 체크를 JTBC, <국민일보> 등에서 한걸로 알고 있다. 그 기사를 참고해 달라"며 일축했다. 송 의원이 앞선 글에서 "핵심은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 주범인 화력발전소의 조기 퇴출"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대답이다.

시작은 해프닝…宋, 태풍의 눈으로

송 의원 발언의 파장이 커지면서, 정치권 일각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심지어 송 의원을 내세워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출구전략을 진행한다는 '청와대 기획설'과, 송 의원이 본인의 대권가도를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는 '송영길 기획설'도 등장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송 의원의 발언이 일파만파 커진 것은 사실상 해프닝에 가깝다.

송 의원실의 한 핵심관계자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북경협과 관련된 발표에서 스무장도 넘는  PPT 중 단 세 장이 관련 내용이었다. 게다가 송 의원은 주말에 일본출장 일정이 있어서 이렇게 큰 이슈가 됐는지도 알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나중에 청와대가 입장을 낸 것 등을 보고받고, 정리된 공식 입장을 표명해야할 것 같다는 조언에 다시 설명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관계자는 "(송 의원이) 평소 재생에너지를 포함 에너지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은 사실이고, 그 과정에서 정리된 견해를 피력한 소신발언"이라면서도 "지금 야당이 자신들의 탈원전 주장에 가져다 붙이고 있는 것은 아전인수"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송 의원의 발언에서 시작된 탈원전 논란이 시작은 해프닝이었지만, 향후 그의 정치적인 위상과 정치지형엔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탈원전과 반대 사이의 중간에서 송 의원이 언급한 '에너지 믹스(MIX)'정책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송 의원의 탈원전 발언이 청와대의 출구전략이나 본인의 대권전략이라고 보긴 어렵다. 기획은 아닐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본인의 정치적 미래에 분명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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