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옴니아2…그 회사에 그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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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옴니아2…그 회사에 그 제품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1.04.26 15:09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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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스마트폰, 까보니 96만 원짜리 ‘후레시’
삼성전자 보상안 점입가경...소비자 불만만 가중 시켜
격분한 소비자 ‘분노의 망치질’...삼성 불매운동 움직임

지난 2009년 삼성전자가 아이폰의 대항마로 야심차게 내놓은 ‘옴니아2’. 당시 옴니아2는 ‘대한민국 스마트폰의 대표’라는 문구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옴니아2는 △‘고화질 액정화면’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 ‘잔상 없는 빠른 반응속도’ 등을 내세우는 광고 효과 △옴니아를 아이폰과 견주던 언론 보도 △통신사의 할부 지원금 등 세 박자가 고루 갖춰져 2009년 10월 출시 이후 약 8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그러나 옴니아의 실체가 드러나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옴니아2는 출시 6개월 만에 스마트폰 사용경험(UX)에서 최하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휴대폰 전문 리서치기관 마케팅인사이트는 애플사의 아이폰, 모토로라 모토로이 등 총 4종의 스마트폰 기기 중 삼성의 옴니아가 가장 낮은 점수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실제 통신장애, 터치 작동시간, 기기 오작동 등으로 AS센터를 찾는 소비자는 갈수록 늘었고 ‘불량 제품’에 대한 보상 요구의 소리가 높아지면서 급기야 소비자들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집단 투쟁에 나서기까지 했다.
 

▲ T옴니아2 제품 이미지 (사진출처=삼성전자)

‘옴니아’, 소비자의 ‘대악마(大惡魔)’

옴니아2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전지전능’ ‘팔방미인’ 등 문구와 애플사의 기기를 빗댄 광고에 허탈할 뿐이다. 옴니아2가 아이폰 출고가(약 100만 원)와 비슷한 96만 원에 판매될 때 소비자는 가격만큼이나 높은 기대를 했지만 이내 기대의 높이만큼 실망감을 갖게 됐다. 

어플 사용 제한, 느린 구동속도, 터치 불량은 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화면 정지, 수신 장애 등도 비일비재하다. 한 소비자는 “인터넷 활성화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화면 멈추는 게 하루에 수십 번, 전화도 자꾸 끊기고 소리도 잘 안 들리고 문자 쓸 때도 멈추고...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기를 던져버리고 싶습니다”라며 답답함을 토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핸드폰이 너무 느려지고 그냥 꺼지고 해서 AS센터에 갔더니 앱 깔아서 그렇대요. 아니, 앱 사용하라고 스마트폰 쓰는 거 아닌가요? 정말 당황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AS로도 옴니아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대부분의 AS 방법이 기기를 초기화 시키는 것으로 끝나기도 한다.

삼성전자 AS센터 관계자는 “사실 옴니아2의 충돌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하나같이 “업데이트해도 똑같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폰 기능은 물론 일반 핸드폰 역할도 못하는 옴니아. 소비자들은 이제 옴니아2를 ‘옴레기(쓰레기 옴니아)’라 칭하며 스마트폰이 아닌 96만 원짜리 ‘후레시’, 가끔 시간 틀리는 ‘시계’, 치안용 ‘무기’ 등으로 정의한다. 옴니아2는 아이폰의 대항마(對抗馬)가 아닌 소비자의 대악마(大惡魔)가 돼버렸다.

소비자 분노, 왜? … 오리무중(五里霧中) 보상안

소비자가 옴니아에 분노하는 이유는 비단 기기 때문만은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삼성전자의 안일한 대응과 책임의식 결여에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은 지난 1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1’ 행사에서 “옴니아 구매자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옴니아 고객들에 대한 견해가 잘 정리되면 공식적인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옴니아의 보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어 3월22일에는 ‘옴니아2 보상안’이 나돌았다. 기존 옴니아 사용자를 상대로 삼성 단말기를 구매하는 경우에 한해 10만원을 지원하고 삼성카드 포인트로 할부잔금을 해소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알려진 보상방안에 의하면 옴니아2 고객은 같은 삼성 단말기를 구매해야 하고 리빙프라자에서 삼성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할부금을 포인트로 결제하는 `제로할부`는 카드 100만원 사용 시 포인트 5만점 누적, 포인트로 상환하지 못할 경우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 또 사용 요금제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혜택이 없기 때문에 결국 ‘자기식구 배불리기’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아직 합의 중에 있는 사안이라며 상황 수습에 나섰지만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삼성 옴니아 보상안 진짜 양심도 없다” “갤럭시탭 재고는 일본지진 구호물자로 기부해서 없애고 갤럭시S는 옴니아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카드실적도 올리면서 없애려고 하는군요” 등의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또 지난 11일 일부 언론사가 “삼성전자가 기존 옴니아2 사용자들에게 갤럭시S2로 보상해주는 내용의 보상안을 15일 밝힐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문제가 된 11일 기사는 옴니아2 소비자들이 회사 측으로부터 대책방안을 전달받기로 한 날짜 ‘15일’ 때문에 나온 것 같다”며 “해당 날짜도 삼성전자에서는 공식적으로 정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옴니아2의 집단 보상을 준비하는 ‘옴니아2 집단보상 준비 카페’ 회원들은 회사 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15일을 답변 기일로 정하고 해당 날짜를 기다린 바 있다.

삼성은 또 “지난달 22일 문제가 제기됐던 보상안 내용과 11일 내용이 같은 것이지만 일부 분만 부각 돼 다른 내용처럼 보일 뿐”이라며 “그러나 이 조차도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두 차례에 걸친 ‘어이없는’ 보상안과 “확정 사안이 아니다”는 삼성전자의 반복 대답에 소비자들은 ‘간보기’라는 해석을 했다. 보상안 내용을 조금씩 흘리면서 소비자의 반응을 살핀다는 것이다.

▲ 옴니아2 기기 이상 동영상 캡쳐 (자료제공=옴니아2 집단보상 준비 카페)

“책임 없다면…쥐머리 새우깡은 슈퍼 책임?”

그동안 침묵하던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삼성전자의 엉터리 책임의식도 한 몫 했다. 앞서 신종균 사장은 “옴니아가 윈도모바일 운영체제(OS)로 인한 시스템의 한계 때문에 스마트폰 기능을 제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기기적 결함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새 모델이 판매되면 기존 구매자가 불만을 갖는 게 전자제품의 속성”이라며 옴니아2의 이상(異狀)적 불량을 인정하지 않는 듯 한 발언을 한 바 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공식 사과 요청에 대해 “옴니아의 문제는 기기문제도 있겠지만 그밖에 윈도우 운영체제 등 복합적인 문제”라며 “문제를 제조업체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우리는 제조만 담당했을 뿐 판매를 한 것은 통신사 쪽이니 통신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이러한 발언에 한 소비자는 “핸드폰이 통신사 책임이면, 쥐머리 새우깡은 슈퍼에서 책임지나”라며 반발했다.

‘옴니아2 집단 보상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막동이7’은 “옴니아2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 수와 피해의 심각성은 생각 이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불만이 소비자들끼리 입담을 나누는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삼성전자의 책임 회피 등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소비자들의 분노를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민심이 천심이다”

3월22일 문제됐던 옴니아2 보상정책에 분개한 사용자들은 소비자 권익을 실질적으로 주장하고자 거대기업 삼성을 상대로 단체 움직임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상에 ‘옴니아2 집단보상 준비 카페(http://cafe.naver.com/amoled715.cafe)’를 만들고 보상 문제 해결, 통신사 단체이동, 삼성제품 불매운동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카페는 개설 3주 만에 6만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을 했다.

▲ 삼성 불매운동 캠페인 포스터
‘옴니아2 집단보상 준비 카페’에서 보상방안이 잠정적 예고됐던 15일에는 결국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소비자의 강력한 항의에도 삼성전자는 “아직 협의 중”이라는 대답뿐이었다.  회원들은 “별 기대 하지 않았으니 실망하지 마십시오. 이제부터 소비자의 힘을 보여주겠습니다” “역시 전쟁이군요. 준비하겠습니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들이 차선책으로 생각했던 공동구매도 공정거래법에 위배되는 관계로 실패에 부딪혔지만 이들은 거대 기업을 상대로 소비자의 힘을 보여주고자 ‘전쟁’을 선포했다.

옴니아2 사용자들은 ‘옴니아 사형’이라는 설정으로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 등에 올리고 있다. 기기를 잔인하게 망가트리고 그것을 유저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옴니아2 ‘망치질’ ‘돌팔매’ ‘화형’에 이어 이제는 포크레인까지 등장했다. 21일 아이디 tmvooo의 한 소비자는 옴니아2 보상을 기다렸지만 백지화 소식이 들리자 포크레인을 이용해 이같은 영상을 찍었다고 밝혔다. 현재는 카페의 자극적 성향을 자제하고자 해당 동영상은 내려진 상태다.

옴니아 기기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일각에서는 “옴니아2 소비자들이 갤럭시S2를 확보하려는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카페 회원 대다수는 “지금 같은 심정에는 갤럭시 S2를 공짜로 준다고 해도 거부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미 ‘삼성전자’ 자체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태다.

카페 회원들은 세탁기, TV를 비롯한 가전제품 구매에 타사 제품을 선택하고 삼성카드를 해지하는 등 삼성 불매운동에 나섰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촉구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 14일 이범래 한나라당 의원이 해당 문제에 대해 공정위 조사를 요구하며 다각적인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옴니아2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미루고 있지만 옴니아2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민심이 곧 천심이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공개 사과와 빠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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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옴니아 2011-06-21 21:43:54
개쓰레기 핸드폰 팔땐 나몰라라 비싸게 판매해놓고, 기능이라곤 죄다 쓰렉..
어플도 없어.....이때까지 써본 핸드폰중에 제일 쓰레기

옴레기2-2 2011-04-27 01:46:02
오랜만에 보는 개념기사입니다..
속이 시원하네요.

옴레기2 2011-04-26 18:06:36
대박...조금이나마 후련하네요..

이태화 2011-04-26 18:05:42
정말 속시원히 이야기해 주셨네요..감사합니다.

96만원짜리후레쉬 2011-04-26 18:04:19
정말 속이 후련합니다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