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글로벌 경제 침체, 국내 경기 불황에 대한 재계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시사오늘>은 '위기의 재계'를 통해 현재 각 그룹사들이 처한 상황과 이에 대처하는 CEO들의 출구전략, 나아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짚어본다.
'시련의 계절' 보내고…공격적 M&A로 재도약 발판 마련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경영 공백을 메우려면 손 회장님 같은 분이 경영 일선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려면 상의(대한상공회의소) 일은 접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미경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난해 1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공판에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내용이다. 당시 조 전 수석은 2013년 7월께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만나 'VIP'의 뜻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고 증언했다.
CJ그룹은 전(全)정권에서 외풍으로 인해 시련을 겪은 재벌대기업이다. 2013년 2월 정기 세무조사, 같은 해 9월부터 2014년 3월까지 특별 세무조사, 2014년 4~9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전방위 압박이 CJ그룹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총수인 이재현 회장은 2013년 7월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돼, 2015년 12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기도 했다.
경영활동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CJ제일제당, CJ ENM(씨제이 이앤엠), CJ대한통운, CJ CGV(씨제이 씨지브이) 등 주요 계열사들은 각종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조치로 곤욕을 치렀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는 발목이 잡혔다. 2016년 공정위가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의 합병을 불허한 게 대표적인 예다. CJ그룹은 당초 CJ헬로비전의 매각대금을 미래 먹거리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 정권 하에서 CJ그룹의 연결기준 전체 매출은 2013년 25조6000억 원, 2014년 26억8000억 원, 2015년 29조1000억 원, 2016년 31조 원 등으로 지속 성장한 반면, 투자 규모는 2013년 2조5600억 원, 2014년 1조9000억 원, 2015년 1조7000억 원, 2016년 1조9000억 원 등으로 하락·정체됐다.
모진 시련의 계절을 보낸 CJ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2016년 8월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면서 숨통이 트인 이후 다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2017년 베트남 민닷푸드, 인도 다슬로지스틱스, 아랍에미리트 이브라콤, 브라실 셀렉타, 러시아 라비올리 등 총 6개의 식품·물류 관련 해외기업을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약 2조3000억 원을 투입해 미국 냉동식품 시장 1위로 평가되는 쉬완스 컴퍼니와 현지 물류업체인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했다.
또한 CJ그룹은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 CJ대한통운과 CJ건설의 합병 등을 통해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각 회사 간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새로운 체계를 구축했다. 전 정권이 발목을 잡았던 CJ헬로(舊 CJ헬로비전) 매각도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내건 '그레이트 CJ'(2020년 매출 100조 원 달성) 비전에 다가가기 위한 잰걸음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처럼 CJ그룹이 다난흥방(多難興邦, 어려운 일을 많이 겪고 나서 나라를 부흥케 한다)을 꿈꾸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급격한 불어난 투자 규모로 인해 재무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CJ그룹의 전체 순차입금은 약 10조 원,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1700억 원에 이른다. 지난 연말 이뤄진 쉬완스 컴퍼니 인수 등을 합산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2018년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7조2854억 원으로 집계됐다.
CJ CGV도 급격하게 증가한 순차입금(지난해 3분기 기준 1조1442억 원) 문제로 지난 연말 약 2100억 원 규모의 유형자산(토지·건물)을 매각했다. CJ그룹이 강력하게 부인하긴 했지만 최근 업계에서 CJ푸드빌의 매각설이 불거진 점도 이와 비슷한 배경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권교체 이후 CJ그룹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참 바람직한 일이지만 너무 속도가 빠른 것 같다"며 "재무건전성이 떨어져 주력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올해를 그레이트 CJ의 원년으로 삼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 중 하나다.
CJ E&M은 중소기업 모비프렌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지난해부터 소송전에 돌입한 상황이고, CJ대한통운은 사측이 택배기사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는 노조원들의 목소리가 거세져 애를 먹고 있다. 매각을 추진 중인 CJ헬로는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통해 협력사 갑질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CJ제일제당은 정권교체 이후 2년 연속 대표 제품인 '햇반' 가격을 인상해 구설수에 올랐다.
총선을 앞두고 현 정권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재벌개혁 구호를 더욱 내세울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선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그레이트 CJ를 위한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과제가 있다.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좌우명 : 隨緣無作
cj도 적폐대상이다
구속됐을때 내일죽을넘같이 연극하더만
이젠 서민들 잡아먹고있다
빨리 다시 구속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