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차시장, 10년만에 판매 최저치…돌파구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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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차시장, 10년만에 판매 최저치…돌파구 없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2.19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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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에 잠식된 경차 시장…프로모션 외 묘수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 규모가 13만 대 선 밑으로 떨어지며,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9년형 모닝. ⓒ 기아자동차

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 규모가 13만 대 선 밑으로 떨어지며,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차 판매 의존도가 높은 한국지엠의 경우 그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으며, 기아차도 판매 감소를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차 모닝과 레이, 한국지엠 스파크 등 3개 차종 판매량을 합산한 경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9% 감소한 12만5931대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지난 2008년 기록한 13만4303대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앞서 경차 시장은 지난 2008년 10만 대 선을 돌파한 이래 2012년 20만2844대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누린 바 있다. 하지만 이후 18만, 17만 대 규모로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고, 2017년에는 13만8895대 수준으로까지 곤두박질치며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특히 경차 시장은 최근 2년새 판매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위기감이 높아진다. 지난 2016년 17만2987대 규모였던 해당 시장은 2017년 한해에만 13만8202대로 20.1% 급감세를 나타냈고, 지난해에도 8.9%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해당 기간 감소폭만 27.2%에 달한다.

모델 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스파크의 부진이 가장 두드러진다. 스파크는 2017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39.5% 급감한 4만7244대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3만9868대의 저조한 실적을 낸 것. 특히 지난해에는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스파크를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경차 대표모델 격인 기아차 모닝도 비슷한 처지다. 모닝은 2016년 7만5133대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2017년부터 판매 감소가 이어진 것. 2017년 초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했지만 당해년도 판매량은 6.3% 감소한 7만437대로 집계됐다. 2018년에는 신차 효과마저 힘을 잃으며 판매량이 5만9042대로 주저앉았다.

그나마 레이는 2016년 1만9819대의 실적을 낸 이래 2017년 2만521대로 소폭의 판매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레이 출시에 힘입어 31.7%오른 2만7021대의 실적을 거뒀다. 다만 스파크와 모닝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낮다는 점에서 경차 시장의 부진을 막지는 못했다.

▲ 소형 SUV 붐이 본격적으로 일었던 지난 2017년부터 경차 볼륨 모델인 스파크와 모닝의 판매량은 급속히 감소했다. 사진은 스파크 마이핏의 모습. ⓒ 한국지엠

업계는 이같은 경차 시장의 위축이 소형 SUV 시장의 약진과 무관치 않다는 입장이다. 완성차 업체별로 소형 SUV 모델들을 다양하게 갖춰 고객 선택 폭이 다양한데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엔트리카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소형 SUV 판매량은 지난 2016년 11만621대 수준에서 2017년 14만7429대, 2018년 16만9346대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차 시장과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소형 SUV 붐이 본격적으로 일었던 지난 2017년부터 경차 볼륨 모델인 스파크와 모닝의 판매량이 급속히 감소했음을 상기할 때, 경차 수요가 소형 SUV로 대거 옮겨갔음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지엠과 기아차는 경차 판매 반등을 위한 프로모션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사실상 최근 2년새 페이스리프트와 풀체인지 등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뾰족한 묘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지엠의 경우에는 새해부터 고객 최우선 가격 정책을 시행, 스파크의 판매가격을 트림별로 최대 50만 원 낮췄다. 더불어 새출발 응원, 노후차 지원 등을 내세워 다양한 특별 할인을 앞세우고 있다.

기아차도 모닝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본 40만 원 할인에 선착순 할인 혜택 등을 실시하고 있다. 재고차량에 한해서는 럭키페스타라는 이름의 7% 할인 프로모션도 운영 중에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프로모션의 한계와 함께 시장 내 SUV 선호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어, 사실상 경차 시장의 부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 바람이 워낙 거세 아무리 경차 모델에 구매 혜택을 강화한다고 해도 그 수요를 붙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더욱이 김치냉장고, 노트북 등의 경품 경쟁을 벌이던 예전과 비교해 지금의 구매 혜택이 크다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경차 시장의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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