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만에 밝혀진 ‘주한미군 고엽제’ 파문…“천인공노할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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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에 밝혀진 ‘주한미군 고엽제’ 파문…“천인공노할 만행”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5.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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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주한미군 “1978년 캠프 캐럴에 맹독성 고엽제 묻었다” 일파만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전직 주한미군이 지난 1978년 경북 칠곡군 왜완읍에 위치한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맹독성의 고엽제를 묻었다는 증언이 나온 가운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고, 주한미군의 환경오염 실태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20일 국회 브리핑에서 “2008년 광우병 위험 소고기에 대한 일방적인 수입을 강요한 것도 부족해 한미 FTA 재협상을 강탈해 간 미국정부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때, 주한미군 고엽제 대량 매립 사태가 터져 유감스럽다”면서 “베트남전에서 사용했던 ‘컴파운드 오렌지’라는 맹독성의 고엽제를 250 드럼통이나 묻은 주한미군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분노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도대체 우리 국민을 어떻게 보았기에 수십 가지 질병을 유발하는 엄청난 양의 발암물질을 땅에 묻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한국 땅을 자신들의 독극물 폐기장이나 쓰레기 하치장 쯤으로 여긴 것이냐. 그간 치외법권을 누리며 온갖 범죄행위를 저지르더니, 이번 죄질은 더 심각하다. 미국정부의 사과가 의례적인 정도로 끝난다면, 우리 국민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주한 미군이 1970년대 맹독성 고엽제를 경북 칠곡 미군 기지내에 묻었다는 증언이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박은지 진보신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경악스러운 일로, (미군이 고엽제를 묻은 것으로 알려진)캠프캐럴은 2004년까지 비가 오는 날이면 낙동강으로 연결된 하천에 기름을 유출해 말썽을 일으켰던 곳”이라면서 “인근 주민의 건강은 물론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먹거리까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조사에 착수했지만 정부뿐 아니라 민간단체가 포함된 공동조사기구를 통해 주민의 질병 발병률 등 더욱 광범위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주둔지 국민의 환경권과 생명권을 위험에 빠뜨린 주한미군 측에 책임을 묻고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오전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 주변에 대한 환경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향후 주한미군의 고엽제 파문에 대한 문제를 SOFA(한미 주둔군 지휘협정) 환경분과위의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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