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②>‘반값등록금’ 촛불집회 - 한 여고생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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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②>‘반값등록금’ 촛불집회 - 한 여고생의 외침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1.06.11 0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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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강한 자를 바르게 하고 약한 자에게 힘을 주는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6월 10일 저녁 광화문 네거리,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건물 사이에서 정부를 향한 반값 등록금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날 등록금 인하 요구에는 한 여고생의 눈물이 함께 했다.

‘문화축제’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경기상업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윤예슬 양이 참여했다.

윤 양은 교복 차림으로 무대에 서서 “고등학생이 반값등록금에 관여한다고 인터넷을 통해 비난의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서기까지도 고민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이 나라의 한 국민으로서 나의 의견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이 앞에 섰습니다”라고 말했다. 

▲ 10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반값 등록금 이행을 위한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윤 양은 “우리 오빠가 대학에 진학했는데 비싼 등록금으로 부모님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 집이 가난해서 한 학기에 500만 원 가량의 등록금은 부담스럽습니다”라며 “저도 나중에는 대학을 가게 될 텐데 부모님은 몸이 안좋으셔서 현재 일을 안하시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까지 대학을 가면 부모님이 너무 힘들어 하실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시민들은 “울지마, 울지마”를 외치며 윤 양을 격려했다.

윤 양은 다시 고개를 들어 “제가 고등학생이라 등록금 인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이 자리를 계속 지키며 선배님들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라며 “지금 청와대에 계신 분은 두 눈을 가리고 두 귀를 막고 있지만, 우리의 소리가 그 분의 두 눈을 뜨게하고 두 귀를 열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한 책의 문구를 빌어 “정의란, 강한 자를 바르게 하고 약한 자에게 힘을 주는 것”이라고 발언을 마무리 했다.

윤 양이 무대에서 내려갈 때 시민들은 다시 “윤예슬, 윤예슬”을 외치며 윤 양을 응원했다. 과거의 대학생, 지금의 대학생, 미래의 대학생이 서로를 격려한 시간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윤 양을 보며 “우리나라에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당초 수도권 4개 대학 동맹휴업의 저조한 투표율로 학생들의 집회 참여가 적을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전국의 30여개 대학이 동맹휴업, 청계광장으로 모였다. 특히 이화여대 학생들은 4천여 명이 동참하며 높은 참석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은 주최 측 추산 5만 명(경찰 추산 5000명)이었다.

저녁 7시 시작된 집회는 ‘좋아서 하는 밴드’, ‘일단은 준석이들’ 등 밴드의 노래와 시민단체 관계자, 야4당 의원 등의 발언, 자유발언 등이 어우러졌고 밤 10시 50분경 끝을 맺었다. 시민들이 해산하는 자리에는 ‘헌법 1조’가 울려 퍼졌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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