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한국 공직자들 "반의 반이라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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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한국 공직자들 "반의 반이라도 하라"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6.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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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반기문 사무총장의 연임 소식을 접하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유엔이 반기문 총장의 재임을 승인하면서 향후 5년의 지휘봉도 그에게 돌아갔다. 특히 이번 반 총장의 유임은 유엔의 대주주라 할 수 있는 미국 등의 지지 성명이 이어져 이미 예견된 바 있다.
 
그럼에도 반 총장의 유임으로 한국은 세계 외교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이는 우선 재임을 선언한 이후, 이렇다할 경쟁자 없이 세계 최고, 최대 기구에 무혈입성이라는 기록을 남겼다는데서 먼저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당초 아시아계라는 핸디캡에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극심한 논란에 부딪혔던 임기 초반과는 확연히 달라진 국제사회의 태도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국인으로 세계사의 중심에 다시 한번 우뚝 섰다는 점도 기억할 만하다. 유엔 총장이 단임으로 따져 5년의 임기인 만큼 향후 5년까지 합할 경우, 도합 10년간의 지구촌을 한국인이 책임지게 됐다는데 적지 않은 뿌듯함이 전해진다.
 
반면, 반 총장이 재임기간 해결해야할 문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벌써부터, 그의 리더십에 두 눈을 크게 뜨고 촉각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가 세계사에 기리 남을 아시안계 유엔 총장이라는 이름표를 달긴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출신과 임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가 뜨기 무섭게 분쟁이 일어나고, 전쟁과 기아가 멈추지 않는 지구촌에 반 총장의 발길은 어쩌면 기독교의 메시아나, 불교의 석가모니에 비견될 만하다. 그 만큼,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또 최근엔 중동의 민주화 열풍이 광풍을 일으키면서 유엔의 역할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세계인이 늘게 됐다. 영예로운 자리이긴 하지만, 희생도 감수해야한다는 말이다.
 
지구촌의 살림살이 걱정이 반 총장의 일이라고 해도 그가 유독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기대되는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바로 북한과의 관계가 얽혀 있는 한반도 문제다. 한반도는 그간 북한의 핵개발 논란으로 커다란 시련을 겪어왔다. 가히 롤러코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국제 사회 일각도 반 총장의 재임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유엔의 당면 과제라고 주장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지난 연평 도발 등 국지적 무력 충돌 위기가 상존하는 몇 안 되는 화약고가 반 총장의 조국이라는 점이다. 그의 부담도 적지만은 않을 듯하다.
 
한국 외교가에 반 총장의 연임 소식은 '낭보 중의 낭보'로 통한다. '반의반만 하라'는 말은 더 이상 외교가에만 해당되는 말도 아닐 듯 하다.
 
그를 통해 세계를 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국내 공직자들도 반 총장을 통해, 선진화를 이끄는 리더십을 배우기 바란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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