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친원파 고려 원종과 한국당 상임위원장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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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친원파 고려 원종과 한국당 상임위원장 내분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9.07.07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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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재탈환보다 더 중요한 게 기껏 상임위원장 자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정권 재탈환보다 더 중요한 게 기껏 상임위원장 자리던가? 대몽항쟁의 상징 삼별초의 충혼탑(사진 좌), 상임위원장 자리 놓고 내분에 몰입한 자유한국당(사진 우) 사진제공=뉴시스
정권 재탈환보다 더 중요한 게 기껏 상임위원장 자리던가? 대몽항쟁의 상징 삼별초의 충혼탑(사진 좌), 상임위원장 자리 놓고 내분에 몰입한 자유한국당(사진 우) 사진제공=뉴시스

고려 최씨 무신정권이 무너지자 고려는 급속도로 원나라 속국의 길을 걷게 된다. 여우 대신 호랑이를 만난 격이었다. 최씨 정권은 무너졌지만 무신의 천하는 끝나지 않았다.

고려 조정은 국왕 중심의 친원파와 몽골의 지배에 반대하는 김준 등 무신 중심의 반원파로 분열됐다. 원종은 자신의 빈약한 권력 기반을 지키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 원의 지원을 받아 왕권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였다. 반면 무신 세력은 원의 간섭을 배제하고 독자성을 갖고자 했다.
 
하지만 양대 세력의 충돌은 원에게 꽃놀이패를 준 격이었다. 원은 원종과 반원파의 반목을 즐기며 고려에 대한 내정간섭에 박차를 가했다. 원종은 원의 후원을 받아 무신 세력을 제거하고자 무던히 애를 썼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대로 원종이 무신 세력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원종은 무신 세력에 의해 강제 폐위된다. 원종도 반격에 나섰다. 원나라 조정에 자신의 폐위 상황을 고해바쳤고, 이에 원 조정은 원종의 복위를 고려에 명했다. 외세의 도움으로 권좌를 되찾은 원종은 원에게 더욱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무신 세력의 반대를 힘으로 꺾고 개경 환도를 단행했고, 친원파가 득세했다.
 
고려 무신의 자존심은 굴욕적인 개경 환도를 인정할 수 없어서 곧바로 봉기했다. 이른바 삼별초의 대몽항쟁이 펼쳐졌다. 배중손이 지휘하는 삼별초는 강화도와 진도, 그리고 제주도까지 항쟁지를 옮기며 원과 친원파 원종과 맞섰다. 하지만 이들의 항쟁은 제주도가 끝이었고, 고려 무신 최후의 자존심도 무너졌다.
 
원종은 자신의 권좌를 위협하던 삼별초가 제거되자 원나라에 더욱 충성을 다했다. 원나라 매방사가 고려 여인을 요구하자 결혼도감을 설치해 자신의 백성들을 원나라 공녀로 보냈다. 외세의 도움으로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 위해선 백성도 머나먼 타국으로 강제로 보낸 군주가 원종이었다.
 
자유한국당이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내분 중이다. 국회의원 3선 이상이면 누구나 탐을 낸다는 상임위원장은 국회 노른자위 중의 갑으로 알려졌다. 황영철 의원과 김재원 의원은 예결위원장을 놓고, 박순자 의원과 홍문표 의원은 국토교통위원장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황영철 의원은 당내 경선을 거부하며 반발의 뜻으로 중도 퇴장해 김재원 의원으로 결정됐다.  박순자 의원은 사퇴를 거부하고 입원하며 의총에도 불참했다. 향후 당내 분란이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
 
자유한국당의 내분은 정권 재탈환에 나선 제1야당의 모습이라고 도저히 판단되지 않는다. 입으로는 한반도 위기를 말하면서 정권 교체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고려 원종과 별반 차이가 없다.
 
과연 국민이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면서 실정을 거듭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안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 합리적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고려의 무신정권이 수십년간 권력을 독점하며 백성들을 탄압하며 정치 질서를 문란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은 세계 최강 몽골족의 원나라와 항쟁하며 고려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원종은 원나라를 등에 업고 고려 무인 최후의 자존심 삼별초의 항쟁도 짓밟으며, 수많은 백성들을 몽골족에게 공녀로 팔려가게 만들면서 자신의 권좌를 지키는데 급급했다고 역사는 기억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대한민국의 안위를 진실로 지키기를 원한다면, 고려의 원종처럼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버려야 한다. 자유한국당이 안보와 경제 위기로 판단한다면 현재처럼 아수라장을 만들진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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