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지엠이 이달 말부터 연이은 수입 신차 출시를 통해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중 큰차 시장의 활황을 맞아 대형 SUV 모델인 쉐보레 트래버스가 시장 안착을 이룰 수 있을지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대형 SUV 시장은 현대차 펠리세이드를 필두로 쟁쟁한 경쟁 모델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트래버스는 동급 최대 크기를 통한 공간성과 거주성을 내세워 패밀리 SUV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셈법을 내놓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오는 9월 초 쉐보레 트래버스를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특히 트래버스 출시는 소·중형 SUV에 집중됐던 한국지엠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한편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형 SUV 시장의 높은 성장세에 발맞춰 이에 부합하는 고객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 역시 철수설 사태로 몸살을 앓으며 부진했던 한국지엠의 실적 회복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다나와 자동차 통계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를 포함한 국내 대형 SUV 시장은 올해 7월까지 6만1810대 규모로 집계되며, 지난해 같은기간 3만7490대 대비 64.9%의 급증세를 이룬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팰리세이드 판매량이 3만5000대를 넘기며 이같은 증가세를 홀로 이끌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만큼 큰 차에 대한 고객 수요가 풍부함을 미뤄볼 때 쉐보레 트래버스도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트래버스가 내세운 강점은 전장 5189mm에 휠베이스만 3071mm에 달하는 차체가 제공하는 남다른 존재감에 있다. 특히 3071mm의 대형 휠베이스가 제공하는 여유있는 공간 활용성과 쾌적한 거주성은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비교 우위다. 여기에 3.6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m의 넉넉한 힘을 갖춘 것은 물론 4륜구동 시스템인 스위쳐블 AWD 기술을 통해 효율성도 높였다.
다만 현대차 펠리세이드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상황인데다, 트래버스와 비슷한 시기에 기아차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격을 예고하고 있어 우려감도 팽배하다. 이에 한국지엠은 국산 모델들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고자 수입차 이미지를 앞세워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오는 10월 수입 최대 경쟁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의 완전변경 모델 출시까지 이뤄질 전망이라는 점은 트래버스가 신차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 부호가 붙는다. 국내에 출시되는 트래버스는 이미 출시된 지 2년 가까이 된 모델을 뒤늦게 들여온다는 한계가 존재하는 데다, 포드 익스플로러가 10월 풀체인지 신차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 시장 내 열세에 놓인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트래버스의 가격 정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트래버스 출시를 통해 한국지엠이 수입차 브랜드로의 변신을 꾀하기는 했지만, 경쟁 모델들 대비 다소 열세인 옵션 사양들과 수입차 구조상 다소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는 가격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도 국내 모델들보다는 수입차 시장 내 포드 익스플로러를 경쟁모델로 삼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모델들과 비교해서는 약점이 있지만, 수입차 시장에서 봤을 때는 충분한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트래버스가 수입차로만 봤을때 우수한 서비스망을 갖췄다는 이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교할 경우 한국지엠 쉐보레 서비스센터를 통한 고객 만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혀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트래버스는 볼륨 모델로 보기는 어려운 데다,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할 모델"이라며 "익스플로러를 압도하는 사이즈와 가격 경쟁력으로 수입차 시장 내에서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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