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공개 된 그랜저 페이스리프트…신차급 변화 호평 속 디자인 호불호 엇갈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차가 내달 출시 예정인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를 전격 공개함에 따라 시장 내 큰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특히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구현하는 등 신차급 변화를 이뤘다는 점은 세몰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승부수로 읽힌다.
현대차는 24일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미디어 대상으로 더 뉴 그랜저 프리뷰 행사를 개최하고, 그 실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난주 예기치 못한 실물 사진 유출로 인해 다소 난감한 상황을 겪기도 했지만, 오히려 고객 관심에 적극 대응하며 신차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날 공개된 더 뉴 그랜저의 강점은 역시나 디자인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의 새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녹여낸 콘셉트카 '르 필 루즈'에서 선보였던 요소들을 대거 차용해 혁신적인 변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중 르 필 루즈에서 선보였던 그릴과 헤드램프가 일체형으로 된 전면부 디자인은 양산 모델 중 처음으로 접목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단순히 헤드램프가 그릴을 파고 들어온 형태가 아니라, 그 경계를 허문 통합형 디자인으로 구성된 것. 더불어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으로 꾸며진 그릴은 헤드램프 주변부에 자리한 마름모 모양의 히든 라이팅 램프와 조화를 이뤄, 이질감없는 매끄러운 인상을 전한다. 이러한 디자인 적용은 전면부가 하나의 면으로 구성된 듯한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 그랜저의 타겟 고객층의 연령대를 낮추는 데도 큰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또한 기존 6세대 모델에서 호평받은 후면부 디자인을 지켜내면서 더욱 입체감있고 얇게 뻗은 리어램프를 적용, 시각적 안정감을 높인 점도 고무적이다. 이 외에도 더 뉴 그랜저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차체 사이즈를 소폭 늘려 실내 공간감을 극대화하기까지 했다. 전장이 4990mm로 60mm 늘어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40mm 증대된 휠베이스는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성을 보장한다.
더 뉴 그랜저는 외관 변화에만 치우칠 수 있는 부분변경 모델의 한계를 넘어서며 내장 및 편의사양 측면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라운지 분위기로 꾸며진 실내는 64색 앰비언트 무드를 적용한 실버가니쉬를 비롯해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심리스 형태로 위치시켜 고급감을 더욱 높였다.
반면 더 뉴 그랜저의 단점으로는 양날의 검인 혁신적인 전면부 이미지가 꼽히고 있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변화를 이룸으로써 호불호가 강해진 탓이 커서다. 아반떼 부분변경 사례인 삼각떼 논란과 같이 파격적인 변신에 따른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오히려 중후함을 벗고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는 점은 영포티(Young 40) 고객을 얻는 대신 주고객층인 중장년층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이와 관련,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는 "과감한 디자인 혁신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단절됐던 전면부 구성의 전통적 개념이 기술 진보로 하나로 통합됐고, 이러한 현대차만의 선도적 디자인은 많은 이들이 벤치마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차급 부분변경을 이룬 더 뉴 그랜저의 가격 책정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랜저는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모델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나름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만 편의사양 확대와 차체 사이즈 증대 등 원가 상승이 불가피함을 감안할 때, 한지붕 경쟁모델인 기아차 K7의 경쟁력만 높여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그랜저는 6세대 모델 출시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약 34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국내 최다 판매 차종에 오르는 등 쾌거를 이루고 있는 만큼,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성공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그랜저는 준대형을 넘어 전체 세단 시장을 이끄는 절대강자로서, 앞으로도 세단 시장의 성장과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