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견제나선 애경, ‘경험’ 앞세워 아시아나 인수 한발 앞서나
항공업 이해도 바탕으로 아시아나 경영정상화 자신감…우선협상대상자 선정서 높은 평가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애경그룹이 대규모 부채 우려에도 항공업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본입찰 서류 검토를 거쳐 1주일 후 발표될 예정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이날 아시아나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는 한편 공식입장을 통해 동종업종 간의 인수합병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통해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애경은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입찰자임을 강조함으로써, 인수 경쟁 후보인 현대산업개발을 간접적으로 견제했다.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사업자의 자금만으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체질개선을 이루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애경 관계자는 "자금 조달 측면만으로는 입찰자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결국 인수 당사자간의 시너지 및 인수주체의 경영능력, 피인수기업의 정상화 계획이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애경은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와 충분한 실사를 진행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제주항공과의 시너지 극대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마친 상태"라고 피력했다.
또한 애경은 항공사 간 인수합병이 실제로도 유의미한 성과 개선을 이뤄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동방항공과 상해항공의 경우 인수 전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7.5%에서 인수 후 3년 평균 4.1%로 증가했고, 루프트한자와 스위스항공의 경우에도 0%에 가까웠던 이익률이 인수 후 5% 수준까지 확대되는 등 수많은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애경 역시 동종업종 간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중복비용을 해소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제주항공의 LCC역량과 아시아나항공의 FSC 장점을 결합해 사업역량을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게 향후 경영 골자다.
때문에 업계는 애경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른 정량적 평가 외에도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 정성 평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소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경이 제주항공을 통해 항공 산업에 대한 운영 능력을 이미 검증받았으며 강력한 인수 의지까지 내비치고 있다는 점은 시장 내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금호산업을 만족시킬만한 금액을 부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다소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참여했음을 밝히며, 매각주관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간결한 입장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