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책&삶] 꾸준함은 실패하지 않는다
진희정 「하루키 스타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논설위원)
창의력과 상상력은 자유와 일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매일 규칙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반복하는 힘과 그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태도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결실을 맺어주는 건 ‘꾸준함’이다. 「하루키 스타일」(진희정, 2013)
작가로 등단하거나 주목받는 작가가 되는 것보다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은 '작가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삶을 보면 특히 그렇다. 그는 타임카드 찍듯이 규칙적이고 꾸준하게 글을 쓴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20장의 원고를 쓰고 달리기로 체력을 기른다. 하루키는 생활 속의 긴장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완성돼 왔다.
‘꾸준함’이란 말 자체는 쉽다. 하지만 우리가 늘 세우는 새해 목표만 생각해 봐도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다. 의욕이 넘치게 영어를 배우겠다,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을 하지만 한 달도 못 가 그만두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든 자신의 발전을 위해 독하게 한 번이라도 도전하게 되면, 그 후로는 어떻게 해야 자신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그 노하우를 터득하게 된다.
꾸준함은 좋은 결실을 맺는다. 절주나 금연에 성공하는 것은 결심 자체가 아니라 결심을 실천하는 꾸준함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은 실천의 어려움을 방증하고 있다. 혹자는 “작심삼일을 반복하면 꾸준함과 같아지는 것 아니냐”며 실패를 변명해 보기도 하지만, 연이어 포기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몰입 심리학’의 대가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사람은 몰입할 때 경험의 질과 성취가 달라진다고 한다. 투입하는 시간 못지않게 집중의 강도가 중요한 것이다. 몰입의 특징 중 하나는 시간개념의 왜곡이다. ‘일에 집중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얘기가 그것이다.
얼마 동안 연습을 해야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선수의 환상적인 몸짓이 완성될까. 10년 정도 몰입해 노력해야 성공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달리 말하면 ‘1만 시간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수 년 동안 넘어지기를 반복한 끝에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리라. 실패를, 단지 시련이 아니라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것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결심을 밝히면 성공 가능성이 10배나 높아진다고 한다. 새해 결심을 작성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계획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도전과 계획을 밝히고 응원을 받는다면 새해 결심은 성공에 이를 가능성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