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속 난리난 하나은행 5%적금…2030세대 ‘짠테크’ 열풍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하나은행이 브랜드 명칭을 바꾼 기념으로 내놓은 연 5%대 정기적금이 연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자수익이 최대 8만원이지만, 초저금리 시대에 5% 금리 상품을 찾을 수 없기에 고객들이 이에 몰리고 있다.
'하나 더 적금'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3일 간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정기적금 상품이다. 1년제 상품으로, 가입금액은 10만원에서 30만원 까지다.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채널로 가입하면 연 0.2%, 하나은행 입출금 통장에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연 1.25%를 더해 최고 연 5.01%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판매는 이날 오후 5시까지다.
제로금리 시대에 금리 5% 대 적금상품이 없다 보니, 상품 판매 첫날부터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 공식 앱인 '하나원큐'는 일부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한때 대기인원만 4만여명이 넘은 적이 있고, 영업 창구에는 상품가입 고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또한 상품 게시일부터 4일까지 '하나은행 5%'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있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날 오후 5시까지 132만 3745명이 계좌를 개설했고, 가입금액은 약 3천 665억원에 이른다. 오프라인 고객까지 모두 집계되면, 추가로 조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의 경우, 젊은 고객들이 많았지만 오프라인에서 가입하는 고객도 상당했다"면서, "초저금리 시대이다 보니 젊은 고객 뿐 아니라 노인층에서도 큰 관심을 보인 상품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따져보면, 이자 수익이 그리 큰 것이 아니다. 이 상품에 최고한도인 30만원으로 1년간 적금하고, 최고금리(연 5.01%)를 적용받으면 만기에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8만 2650원이다.
1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이자지만, 소액이라도 조금이나마 더 나은 수익을 챙기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른바 '짠테크' 현상이다. '짠테크'는 '짠돌이+재테크'를 합성한 신조어로, 미래를 위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조금이라도 모아두려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2030세대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 핀테크 업체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 중 수입의 30% 이상을 자산증식에 사용하는 비중이 35.6%, 31~40%는 11.2%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젊은 세대가 수입의 상당부분을 재테크에 투자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려는 것이다. 이 중 자산증식 수단으로 예적금이 49.2%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DLF 사태 등으로 인해 보다 안전한 예적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 미래를 위해 돈을 모아두려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