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유통업계, 직원 보호 선제조치 나서

재택근무·탄력근무제 실시로 근무 밀집도 낮춰 사옥 외부인 출입금지하고 일시 폐쇄하기도

2020-02-25     안지예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국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유통업계가 재택근무, 탄력근무제 등 실시로 보다 적극적인 감염 방지에 나서고 있다. 앞서 대다수 기업이 확진자나 의심 환자 동선이 겹치는 경우에만 조치에 나섰다면 이번주는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선제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상향됨에 따라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28일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특히 임신부는 다음달 첫째 주까지 전원 재택근무를 하고 어린이집 휴원이나 개학 연기 등으로 가족 돌봄이 필요한 직원도 개학 때까지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했다.

회사 측은 불가피하게 출근이 필요한 경우 대중교통 혼잡시간대를 피해 오전 10시 이후 출근을 권장했으며 사옥 출입 게이트에서 체온을 측정해 37.5도 이하일 때만 출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오는 28일 이후에는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연장이나 지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타임커머스 티몬은 직원들의 건강관리와 지역사회 전파 방지 차원에서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티몬에 따르면 25일의 경우 출퇴근 과정에서의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오전 11시까지 출근해 각 조직장의 판단 하에 재택근무 준비를 마친 후 퇴근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은 자택에서 안정적으로 업무 수행을 위한 보안 원격 액세스 솔루션(VPN) 등 설치와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PC가 없는 경우 회사에서 보관 중인 노트북을 대여했다.

재택 근무 기간 동안 업무의 시작과 종료는 현재와 동일하며 업무 보고는 메신저와 이메일 등으로 진행한다. 또 해당 기간 동안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최대한 개인 건강과 위생을 관리하는 것을 회사 차원에서 권고했다. 재택근무 기간은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위메프는 오는 28일까지 임직원 보호 조치 차원에서 전체 임직원 1800여명을 대상으로 재택 근무를 시행한다.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출퇴근을 최소화하고 교대근무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근무 밀집도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쿠팡도 잠실 사옥 전 직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최대 주 5일까지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지난 21일부터는 고객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당분간 모든 주문 물량에 대해 ‘비대면 언택트 배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고객과 직접 만나 물건을 전하는 대신, 문 앞에 두거나 택배함에 맡기는 방식이다. 배송인력의 안전을 위해 전국 모든 물류센터와 캠프에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비치했으며 열감지 카메라도 설치했다.

지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감기 증상이 있거나 자녀가 있는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들도 불필요한 출장과 회의 자제 등을 권고하고 외부인의 사옥 출입을 금지했다. 롯데그룹은 △임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영업직 본사 직원 포함) △본사 부서 간 이동 최소화 △회의 지양 △국내외 출장 전면 금지 △집합교육 중단 △동호회 및 회식 금지 △외부인 본사 출입 지양 등을 시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불필요한 해외출장을 금지하고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마트와 SSG닷컴 직원 중 임산부에 대해선 2주간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CJ그룹은 다음달 말까지 집합 교육, 사내 행사 및 모임 등을 중단했다. 외부인의 사무실 출입도 금지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5일 사옥 바로 옆 건물인 LS용산타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이날 하루 본사 전 직원에 재택근무 조치를 내렸다. 이미 출근한 직원은 노트북을 지참해 즉시 귀가하도록 했다. 회사 측은 사옥을 방역한 뒤 확진자 동선 파악 이후 출근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전일 아모레퍼시픽은 임산부 전원에 재택근무 지시를 내린 뒤 본사 사옥의 개방 공간인 1·2·3층을 외부인에게 폐쇄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기업들이 바이러스 원천 봉쇄를 위해 선제적으로 외부인 출입금지, 사옥 일시 폐쇄 등 강력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같은 조치들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