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손실액만 1조원대…라임자산운용은 도대체 어떤 곳?

검찰, 라임펀드 판매사 압수수색…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 거론 헤지펀드 운용사 업계 1위…지난해 적자전환, 원종준 대표 자택 압수수색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분쟁조정신청 326건…276건 DLF사태보다 많아

2020-03-04     정우교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라임자산운용

최근 검찰이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증권사 및 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라임자산운용'과 이번 사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있기 전, 라임자산운용의 설립 및 실적, 회사가 갖고 있었던 특성 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라임자산운용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의 손실 규모, 펀드운용을 책임졌던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 지점장 등 세세한 사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헤지펀드 업계 1위…지난해 적자전환, 원종준 대표 자택 압수수색

라임자산운용은 과거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로 손꼽혔다. 헤지펀드란 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로 모집, 절대수익을 남기는 펀드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공모펀드'와 차이점을 두고 있는 '사모펀드'가 일반적인 형태다. 단기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고수익인 만큼, 투자위험도도 높은 펀드다. 

현재 라임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는 원종준 대표는 지난 2012년 전신인 '라임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이후 2015년 '라임자산운용'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지난 2018년에는 총 두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현재 총 29명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원 대표는 1979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트러스트자산운용, 브레인투자자문을 등을 거쳐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원 대표는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과 관련된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불거졌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원금손실사태와 선을 긋고 사태에 대한 사과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원 대표는 향후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면서 보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지난달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자본시장법위반 등으로 고발당했으며, 19일 그의 자택도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헤지펀드 1위로 손꼽혔던 라임자산운용의 실적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3억50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약 97억원 가량 순익이 떨어지면서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이종필

검찰, 라임펀드 판매사 압수수색…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 거론

검찰은 이번 사태에 대해 총 두차례에 걸쳐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본사와 우리은행 본점, 대신증권 반포WM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판매사들이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위험성을 사전에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봤고, 이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해 놓은 상황이었다. 

지난달 14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환매중단 대상 子펀드는 총 173개로, 19개 판매사에서 총 1조6679억원이 판매됐다. 우리은행이 1640계좌, 3577억원으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어 신한은행(478계좌, 2769억원), 신한금융투자(395계좌, 3248억원), KEB하나은행(405계좌, 871억원), 대신증권(388계좌, 1076억원)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관련 子펀드가 투자한 모펀드는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1호, Credit Insured 1호 등 총 4개로, 이들은 최대 50%까지 손실될 수 있다는 자산실사결과(잠정)가 나온 상태다.

더군다나 같은 날 라임자산운용은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의 순자산(18일 기준, 전일대비 기준)이 각각 46% 감소한 4606억원, 17% 감소한 165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두 펀드의 순 자산은 총 6261억원으로 환매중단 이전 순자산과 비교해 반토막 난 상태가 됐다. 여기에 TRS계약을 따져보면 고객의 손실액은 1조 이상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라임 사태 피해자들은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TRS계약에 대해서도 전혀 사전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지난해 8월 개최한 설명회에서 자신이 펀드를 기획했다는 식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논란은 계속됐다.

여기에 라임사태 피해자들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도 이번 사태의 배후로 함께 거론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라임자산운용에 합류한 인물이다. 그동안 대신증권, LIG투자증권, IBK투자증권, HSBC증권 등을 거쳐왔으며, 현재는 잠적상태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이 전 부사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도주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소재는 파악되고 있지 않다. 이에 업계 안에서는 이 전 부사장의 행방을 두고 해외도피 및 국내체류설 등 다양한 소문이 혼재돼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도 이후 메리츠증권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번 사태에 대한 부담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행적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김병욱

한편,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된 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라임사태와 관련된 금융분쟁 조정신청은 총 326건으로, DLF 분쟁조정 신청(2019년 12월 기준, 276건)을 넘어섰다. 이중 은행을 대상으로 한 분쟁조정신청은 216건(66.25%), 증권의 경우 110건(33.74%)으로 나타났으며 각각 우리은행과 대신증권이 150건(46.0%), 75건(23.0%)으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