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많았던 ‘공매도’, 규제 효과는 있을까
주식 미보유 상태에서 매도…하락에 따른 시세차익, 논란 계속 코로나19 시장 불안에 규제 움직임…정부 “금지기간 대폭강화” 정부 조치,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 확인”…긍정적 평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정부가 11일부터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이와 관련, 그동안 시장 안팎에서 언급돼왔던 '공매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강화'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주식 미보유 상태서 매도…하락에 따른 시세차익, 논란 계속
공매도란 개인 또는 단체가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타인에게 미리 빌린 후 매도한 다음, 실제 주식이 떨어지면 해당 가격에 다시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는 방법이다.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 '시세차익'을 내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투자자보다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에 의해 주로 이뤄진다. 주식시장의 효율성·유동성을 더하는 측면에서는 장점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경우 하락세를 가속화시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매도를 둘러싼 논란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지난 2018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국내주식을 수차례 '무차입 공매도'한 사실로 결국 75억원대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또한 같은해 4월 이른바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가 불거지면서 '공매도' 폐지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바 있다.
여기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등 시민단체도 당시 금융당국이 이같은 사태(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방치해왔다면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용범 부위원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코로나19 시장 불안에 공매도 규제 움직임…정부 "금지기간 대폭강화"
국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점차 누그러들고 있지만, 이에 따른 경제 여파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공매도 규제를 검토해줄 것을 촉구하는 움직임은 최근 들어 계속돼왔다.
김병욱 의원은 지난달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외 증시에 대한 불안감으로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환율 불안과 경기하락 전망으로 추가하락도 제기되기 때문에 '개미투자자'들의 공매도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수차례 공매도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해왔고 업틱룰 예외조항의 축소 및 공매도가능종목지정제도 등을 관계당국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나마 금지시켜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10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최근 늘고 있는 공매도 거래에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이번달 코스피에서는 6428억원, 코스닥 1629억원의 공매도가 발생했는데, 추가적 가격 하락과 공매도 증가에 대비해 정부가 규제에 나선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오는 6월 9일까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공매도 금지기간을 대폭강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금일(11일)부터 10거래일(2주간) 공매도가 금지된다.
또한 당일주가가 5%이상 하락한 코스피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평소 대비 3배(기존 6배)이상 증가한 경우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스닥은 해당 기준을 2배(기존 5배)로 낮아진다.
이와 함께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종목은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배율을 코스피 2배, 코스닥 1.5배로 지정하는 기준을 신설했다. 아울러, 정부는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주식의 공매도 금지기간을 현행 1거래일에서 10거래일(2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공매도 규제조치…"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정부 의지 확인"
이에 대해 시장 안팎에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강화된 기준에 대해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강화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소급해 적용해본 결과, 연초 이후 평균 14.3개 종목이 추가로 적출됐다"면서 "적출된 종목은 대부분 코스닥 종목으로, 그중에서도 코스닥 대·중형주에 편입된 종목이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이 코스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3.8%p 상승하며, 코스닥 지수레벨에서도 일정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봤다.
이와 함께 "공매도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금지기간을 연장한다고 해서 시장 하락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에 집중됐던 특정 개별종목에 국한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높은 공매도 비중이 항상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공매도 물량의 증가는 개별종목에 수급부담으로 작용하고 특히 최근과 같이 증시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클 때 하락 압력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시장참여자들의 투자심리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