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배민, 광고비 개편 논란
정액제에서 건당 수수료 중심으로…'국민청원'까지 등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 정액제에서 건당 수수료 중심으로 광고비 체계를 바꾸며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산업 전반이 힘든 상황에서 소상공인인 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에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1일부터 배달의민족은 '오픈서비스' 제도를 도입하며 광고비 제도를 개편한다. 오픈서비스는 앱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오픈리스트'가 변경되는 것이며, 중개 수수료는 기존 매출의 6.8%에서 5.8%로 낮춘다.
배달의민족의 노출 구조는 현재 오픈리스트 3개 업체가 상위, 그 밑으로 월 8만 8000원 정액 광고료의 '울트라콜'을 신청한 업체가 자리한다.
오픈리스트의 경우 무작위로 선정되기에 상단 노출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점주들은 울트라콜을 중복 등록해 상단에 노출시키는 홍보 전략을 사용해 왔다. 이번 개편을 통해 무분별한 홍보로 악용되는 '깃발 꽂기' 문제점 해소와 수수료도 1% 낮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기존 8만 8000원의 정액제에서 수수료 체계로 옮겨지며 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독일에 인수되고 우려가 많았는데 현실이 됐다"면서 "정액에서 주문 수수료가 건당으로 잡히면서 자영업자를 죽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점주 B씨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합병되면서 독점이 됐고 그들 세상이 됐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임대료를 낮추는 착한 임대인 운동도 나오는데 배달의민족은 해도 너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쓰지 말자고 불매까지 하고 있지만, 여전히 쓰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특히 배달의민족 광고비 논란은 국민청원에까지 등장했다. 지난 20일 '인수돼 버린 (주)*** ***의 *** **의 갑질로 인한 소상공의 더 깊어지는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시작됐다.
청원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오는 4월부터 고정 수수료가 아닌 건당 수수료로 변경하는 오픈서비스 광고를 하겠다는 일방적으로 공지했다.
청원인은 "이는 월 고정 광고비를 30만 원을 내다가 100만~150만 원을 내라는 소리이고 판매 건수가 늘어나면 더 늘어난다"며 "소상공인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고생하며 장사하는데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소상공인 피를 빨아먹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청원글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357명의 동의를 얻고 있으며 청원 마감은 오는 4월 19일까지다.
한편 지난해 12월 요기요의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의 전체 기업가치를 40억 달러(한화 약 4조 7500억 원)로 평가해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했다. 이 합병으로,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배달앱 시장의 약 99%를 점유하게 되면서, 시장 독점에 따른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