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日, 긴급사태 선언에 사재기 성행…마트 안 ‘텅텅’

생필품 사재기 현상에 도쿄도 지사, “사재기 말아 달라” 호소

2020-04-10     정인영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지난 7일 일본의 도쿄를 비롯한 7개 지역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 선언이 내려지자 해당 지역에서는 생필품과 식료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7일 <니혼케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긴급사태 선언이 알려진 6일 오후 8시부터 도쿄에 있는 슈퍼마켓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화장지 등의 생필품 뿐만 아니라 고기나 야채 등의 식료품 역시 빠르게 품절됐다.

일본의 유명 슈퍼마켓 체인점인 라이프코퍼레이션(ライフコポレション)은 “긴급사태 선언 전날인 6일 오후부터 손님이 많아졌다. 6일의 매출은 일반적인 평일의 1.5배 이상이었다”고 7일 전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은 화장지, 쌀, 파스타, 레토르트 식품 등으로, 품절된 품목 또한 많다. 긴급사태 선언으로 도시 봉쇄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이 앞으로 사용할 생필품을 비축하기 위해 사재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도쿄도는 도민들에게 냉정하게 소비할 것을 강조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6일 기자회견에서 “식료품과 의약품을 판매하는 상점에는 휴업 지시를 하지 않을 것이다. 도시 봉쇄를 하는 것이 아니니 사러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안심하고 사재기는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도쿄 지사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7일 오전 도쿄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개점시간인 9시에 맞춰 30명 정도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있기도 했다. 도쿄봉쇄설로 인해 100명 이상 줄을 섰던 지난달에 비해 적어진 숫자이긴 하지만, 사그라들었던 사재기 현상이 긴급사태 선언으로 인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SNS에서도 사재기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다. 10일 도쿄에 살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집에 화장지가 모자라 사러 슈퍼마켓에 갔지만, 여전히 매진이었다. 심지어 화장지가 입고되면 사기 위해 줄을 서있는 사람도 있었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뉴스에서는 물량 공급이 안정화됐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살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과는 반대로 일본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사재기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사재기 현상을 보도한 기사에 대해 한 누리꾼은 “회원 카드 등을 확인해서 같은 상품을 일정 개수 이상 사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특히 화장지, 티슈 등에 대해서는 필수적이다”라며 사재기를 막을 방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는 9일 오후 10시 기준 전날 기준 565명이 늘어난 총 5342명, 사망자는 109명에 달한다(‘다이아몬드 프린세스’크루즈 탑승자 제외). 이 중 수도인 도쿄도의 확진자는 151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