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수·북미 시장 선방에 1분기 버텨…“신차로 보릿고개 맞선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기아차가 지난 1분기 내수와 미국 시장에서 나름 선방했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에서의 판매 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악재가 본격화 될 2분기부터는 판매 하락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신차를 앞세워 수익성 방어에 몰두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분기 도매판매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90만3000대의 판매량을 기록, 전년 동기간 대비 11.6%의 실적 하락을 겪었다. 다만 같은 기간 글로벌 산업수요가 23.9% 감소했음을 감안할 때, 내수와 북미시장에서의 선방을 앞세워 그 하락폭을 줄여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1분기 미국 시장 판매량은 17.2% 오른 23만3000대를 기록, 대부분의 지역이 두자릿 수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유의미한 판매 호조를 이뤘다. 이는 지난해 선보인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등의 신차 효과가 지속된 덕분이란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에는 1분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부품공급 차질 문제를 빚으며 생산 감소에 따른 판매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1분기 동안 13.5% 감소한 15만9000대에 그친 것. 그럼에도 제네시스 브랜드의 신차효과와 더불어 쏘나타, 그랜저 등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고, 3월 판매상승 전환을 이룬 끝에 그 낙폭을 줄여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 시장의 극심한 부진을 북미 시장과 함께 메우고 있다는 점은 내수 시장의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반면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중국 시장은 1분기 동안 단 6만3000대 판매에 그치며 실적이 반토막난 것으로 확인돼, 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기아차도 비슷한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의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도매판매 기준 64만9000대로 1.9% 감소했지만, 북미 시장과 내수 시장 판매량이 오름세를 보이며 실적 낙폭을 최소화한 것.
이중 북미 시장 판매량은 19만3000대를 기록, 8.9%의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 수요 부진 상황 속에서도 텔루라이드 등 인기 모델의 판매 호조가 두드러진 덕분이다. 이를 반영하듯 텔루라이드의 북미 중형 SUV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5% 수준에서 올해 1분기 4.5%로 높아졌다.
내수시장도 셀토스와 모하비 등 SUV 모델들과 K5의 신차 효과가 나타나며 6.4% 오른 11만7000대를 기록했다. 2월 생산차질 여파에도 견조한 판매 모멘텀에 힘입어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수입차를 포함한 내수 점유율도 지난해 1분기 27.9%에서 올해 1분기 30.4%로 증가했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이번 1분기 판매량이 글로벌 시장 내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기 전으로, 향후 심각한 경영악화를 겪을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격한 수요 감소로 경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증대될 수 있어서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신차 중심의 판매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수시장에서는 신차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미국에서도 고수익 RV 차종 판매에 집중하는 한편 전방위적 딜러 지원으로 판매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및 수요 하락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향후 유동성 관리 강화, 적정 재고 수준 유지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아차도 "지난달 말부터 주요 지역 공장 가동과 판매 중단이 시작됐다"며 "2분기 상황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신차를 앞세워 판매 감소 최소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