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시한부 비대위원장’ 수락할까

‘김종인 비대위’ 가결됐지만…金, ‘시한부 비대위’ 거부 가능성 높아

2020-04-28     정진호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미래통합당이

미래통합당이 우여곡절 끝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가결했다. 통합당은 28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안건을 두고 표결한 결과 ‘찬성 177표, 반대 80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통합당은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임명안을 결재하는 즉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

그러나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전당대회를 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내게 와서 제안할 필요도 없다. 제대로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준비까지는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김 전 위원장은 심 권한대행의 비대위원장 제의를 수락하면서도 ‘2022년 대선 1년 전까지인 내년 3월까지는 대선 준비를 마치고 떠나겠다’는 조건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전당대회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는 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에 따라 통합당은 28일 전국위 직전 상임전국위를 열고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 심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정원 45명 중 17명만 참석, 상임전국위 개최 자체가 불발되면서 당헌 개정은 무산됐다.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임기는 8월 31일까지로 제한된 것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자리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제로 김 전 위원장 측 최명길 전 의원은 전국위 직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지시를 보내 “김종인 대표는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의 선택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워딩은 거부라기보다 확실히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라는 의미로 읽힌다”며 “당내에서는 심 권한대행이 다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소집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일단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재소집해 당헌을 개정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 권한대행은 전국위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당헌 개정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셀프 임기 연장’을 요구하는 것은 부담이 커,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