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윤석헌 금감원장, “경험 거울 삼아 상시 감시 시스템 구축”
“임기2년 중 DLF사태 이후가 최고 고비…금융 패러다임 바꾸고 싶어” 라임 사태 수습…“라임 배드뱅크 5월 중 나올 것…6월부터 제재 시작” 코로나 이후 금융상황, 대체로 괜찮을듯…장기화 시 은행권 역량 중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후 지난 2년동안 키코사태, DLF 불완전 판매, 라인자산운용사태 등 소비자 보호를 등한시했던 금융 관련 사건사고들이 많았다. 윤 원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한 서면 간담회에서 "(DLF·라임 등) 사태를 겪으면서 비판을 받았는데, 안 좋은 경험을 거울 삼아서 상시감시체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 "DLF사태 이후가 제일 고비…금융 패러다임 바꾸고 싶어"
우선 윤 원장은 "취임 2년 중 DLF사태 이후 최근이 가장 고비였다"고 밝히면서, "시계를 몇달 돌려도 내 의사결정은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DLF사태와 관련, "앞으로 저성장 저금리 환경은 지속될 것이고, 일부가 고위험 고수익을 원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일반화 되는건 곤란하기에 (DLF사태를 통해) 금융회사들에게 메시지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소비자 보호'를 향한 금융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또한 DLF 제재와 관련 "밖에서는 우리 의도와 다르게 너무 과중한 벌을 줬다고 읽혔던 것 같다"면서, "제재는 기관·개인을 미워서 하는게 아니고, 중대한 일이 벌어졌으니 재발방지를 위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했기에 그런 선택(DLF 책임자 중징계)을 한 것이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DLF 제재심에서 해당 금융회사 책임자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린 바 있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향후 5년간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된다. 당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연임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고,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과중한 제재를 내렸다는 비판이 일었다.
"라임 배드뱅크 5월 중 나올 것…6월부터 제재 시작"
윤 원장은 라임사태와 관련 배드뱅크 설립에 대해 "펀드 이관 전담회사를 만드는데 몇 개 회사가 약간 이견이 있는 것 같다"면서, "5월 중에는 조정되어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이르면 6월 중에 제재 절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라임자산운용이 계속 펀드를 쥐고 있기 보다는 이관해서 정리하는 것이 맞다"면서, "배드뱅크 방식이 적절해 보이고, 운영 주체가 바뀌어야 보다 깨끗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판매사들은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1조 7천억원 규모의 부실 펀드를 처리하기 위해 배드뱅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판매사는 출자 규모나 방법 등이 결정되지 않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설립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라임 사태에 연루돼 구속된 김 전 팀장에 대해서 "(김팀장) 징계는 검찰 수사를 보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김 팀장만을 대상으로 내부 감찰은 했지만, 다른 직원들까지 깊이 하진 않았다. 연관된 사람들이 나오면 그 사람들에 대한 감찰도 진행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전 팀장은 지난해 2월부터 1년동안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근무하면서, 라임자산운용 사태 무마에 관여한 의혹으로 구속됐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3월 김모 팀장을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보직에서 해임했다.
"포스트 코로나, 금융상황은 대체적으로 괜찮을 듯"
윤 원장은 코로나19 상황진단과 관련 "정부와 한은에서 여러 지원을 약속한 부분도 있어서 금융상황은 대체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선, 수치로 살펴보면 2019년 12월 말 기준 은행의 BIS비율은 15.25%, 생보사 RBC 비율이 284%, 손보사는 260% 등 자산 건전성 비율이 상당히 안정적이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가 부실율, 연체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국가 경제성장률을 내놨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3%인 반면, 한국은 -1.2%다.
그는 "다만, 미국에서 다가오는 겨울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만약 다시 재발하면 한국 경제는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면서, "하지만 IMF가 한국 성장률 -1.2%를 예상한 것이 올해 기준이면, 추가적인 쇼크를 반영한 것일 건데, 그런 점을 감안하면 (금융 상황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은행권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문제가 길어지면 중요해지는 건 은행권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금융당국과 정부의 금융정책은)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한다면, 불 자체가 줄어들면서 오래지속될 경우,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상황이 돌아갈 것이다. 은행권의 중장기적인 복원력이 중요해질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주식에 몰린 개미투자자들과 관련, "단기투자 중심의 동학개미군단은 롱런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면서, "그 중 일부는 돈을 벌 수 있겠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아니다. 다만, 주가는 계속 오르락 내리락했기에, 이때 들어가서 장기로 가져간다면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