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회 국가] 코로나로 리더십 변화는 시대흐름
팬데믹 변수의 거대 정부 추세 변화 맞아 스트롱맨 리더십 부상 추세 전망도 나와 “이낙연·박원순·이재명·원희룡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리더십이 변화한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가져온 변화다. 또 그에 따라 부상할 리더들은 누구일까.
정치 지형 ‘변화’… 초대형 슈퍼 국가?
지구촌은 코로나19 전후로 바뀔 것인가. 세계적으로 개개인 삶과 사회, 경제뿐 아니라 정치 지형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작은 정부 기조 대신 큰 정부 식 복지 확대와 경기 부양책이 범람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전 국민에게 140여 만 원의 현금을 지급했다. 실업자 경우 한 달에 최대 약 400만 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추가 현금 보조 가능성까지 고려 중인 입장이다. 일본은 코로나19 대응 긴급 경제 대책의 일환으로 수입이 줄어든 가구에 약 34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교도통신 등을 통해 전해진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2020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만 21세 이상 국민에게 소득별로 약 52~104만 원을, 홍콩은 만 18세 이상 국민에게 1인당 약 155만 원을, 독일은 프리랜서와 자영업자 및 10인 이하 사업자에게 3개월 운영비를, 캐나다는 소득 1000달러 이하의 15세 이상 거주자에게 매주 44만 원가량 등을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도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현금 지급이 시급한 기초생활수급자 등 208만 가구에게는 가구별 기준 4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 외 국민에게는 가구별 지원금액 경우 동일하되 지급 방식을 달리해 신용‧체크카드 적립이나 상품권, 선불카드 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정 소득 이하 가구에 최대 50만 원을, 프리랜서 등 특수고용직과 청년 구직자에 현금 50만 원을 지급한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 도민에게 10만 원씩을, 결혼이민자‧영주권자에게도 재난기본소득을 나눠주기로 했다. 제주도는 중위소득 100%이하의 가구 대상 최대 50만 원을, 무급휴직자 등 월 50만 원을 보조하기로 했다.
초대형 슈퍼 복지를 이끌 거대 정부의 세계화가 잇따르면서 국가 권한의 크기는 갈수록 증대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가 권한의 강화와 민족주의적 경향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로 강화된 국가와 정부의 힘이, 이후에도 포기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자국민의 생존에 대한 강력한 요구로 ‘안전’이 최우선 가치로 등장하면서 ‘효율’과 ‘자유’와 ‘개방’은 일정 부분 희생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국가 공동체 내부의 유대는 강화되는 데 반해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주의는 더욱 발흥하게 될 것”이라는 예견이었다.
달라진 리더… 新독재냐, 능력형 행정가냐
국가 기관에 부여할 국민적 기대치가 달라지면서 리더십 역시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강한 추진력으로 행정을 이끌 스트롱맨(강력한 지도자) 유형이 새롭게 조명받을 거라는 관측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칫 새로운 독재자 출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글로벌 전문가들의 우려 지점이기도 하다.
지난달 21일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글로벌 전문가들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베셀라 체르네바 유럽외교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거대한 위기는 거대한 권력을 만들어낸다”며 “강한 신념으로 무장한 막강한 지도자가 부상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다니엘 라칼레 트레시스 경제전문가는 “포퓰리즘과 전체주의 메시지가 부상할 우려가 있다”, 미칼리스 니키포로스 레비연구소 연구원은 “권력을 앞세운 권위주의와 전체주의가 출몰할 것”이라며 비슷한 걱정의 전망을 표명하기도 했다.
일련의 우려를 차치하고서라도 “안전사회 국가론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추세”라며 “강력한 시대정신으로 등장하면서 능력 있는 행정가 유형의 지도자가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국가 재정 확대가 갈수록 켜져가는 등 안전사회 국가론으로 흘러가는 추세"라며 "이는 우리 역시 기존 안보를 넘어 세월호 참사를 통한 재난안전 컨트롤 문제, 미세먼지 대책 등 총체적 사회안전망시스템의 다양한 국민 요구를 통해 부각돼오다 코로나19 여파를 맞으면서 강력한 시대정신으로 자리매김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 변화 추세에 따라 안전사회 국가론은 우리나라의 차기 대선을 주도할 어젠다로 각광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풍부한 행정 지휘 경험의 박원순 이재명, 원희룡 등 행정가형 리더들을 비롯해 관리형 총리 출신의 이낙연 의원 등이 차기 대선 전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