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제2금융권서 막 올리는 ‘錢의 전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병묵 기자]

인터넷은행(제1금융권)시장과 상호금융조합을 중심으로 한 제2금융권에서 소위 대규모 '쩐(錢)의 전쟁'이 발발할 전망이다.

인터넷 은행시장엔 포털 공룡 네이버가 이달 말 '네이버 통장'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와 함께 4파전을 벌이게 됐다.

제2금융권에선 신용협동조합(신협)이 영업구역 확대 법안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어, 향후 다른 상호금융조합·저축은행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네이버 통장 출시…기사회생 케이뱅크까지 온라인 4파전

네이버의 금융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넨셜은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인 '네이버 통장'을 이달 말 내놓을 예정이다. 해당 통장 가입자는 전월 네이버페이 사용 실적을 중심으로 최대 연3%(100만원 이내, 세전기준)의 수익률을 보장받게 된다. 

2019년 기준, 거래액이 약 21조 원에 달하는 네이버페이를 앞세운 네이버의 인터넷 금융 진출에 기존 업체들도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이미 12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인터넷은행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카카오뱅크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오히려 날개를 달았다. 올1분기 당기순이익이 185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의 당기순이익 137억 원보다도 약 35% 증가한 수치다.

후발주자지만 가입자수로는 카카오뱅크를 넘어선(1700만 명) 토스뱅크도 2021년 공식 출범을 목표로 걸음을 재촉 중이다. 지난 달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면서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었지만 대출이 중단되며 체면을 구겼던 케이뱅크도 기사회생했다. 지난달 KT가 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금난 해결의 길이 열렸다.

금융계의 한 핵심관계자는 1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2분기부터 인터넷 은행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 같다"면서 "네이버의 참전과 토스뱅크의 맹추격을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협, 영업구역 확대 가능성…상호금융조합 춘추전국시대

온라인에서 인터넷 은행들이 '공중전'을 벌이는 사이 제2금융권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작은 신협이다. 19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선 신용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처리될 전망이다. 해당 법안은 앞서 지난해부터 제출된 신협관련 6개 개정안의 대안으로 정무위원회가 제출한 의결안으로, 신용협동조합의 공동유대 범위를 10개 시·도 구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골자다.

현재는 신협을 포함한 농협·수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은 모두 영업구역이 시·군·구 단위로 제한돼 있다. 만약 해당 법안이 통과될 시, 신협을 필두로 다른 상호금융조합들도 모두 영업구역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산규모가 가장 큰 농협(약 395조 원)을 필두로, 도합 추산 약 719조 원에 달하는 상호금융조합 시장이 춘추전국시대 돌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애초에 상호협동조합의 영업구역 제한 취지였던 지역서민들의 금융공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원회선 애초에 해당 법안에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부실화 우려 등으로 인해 해당 법안이 아예 통과돼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18일 기자와 만나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금융위가 새로운 규제나 기존 신협의 혜택을 없애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새로운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법사위를 통과 못하거나 본회의에서 부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