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해’ 비수기 잊은 대형건설사, 수도권 여름 분양시장 물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전통적 비수기인 여름 분양시장이지만 올해에는 수도권에 물량이 쏟아진다. 정부 규제를 피하려는 대형 건설사들이 오는 6~7월 브랜드 아파트를 수도권 지역에 대거 공급할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7월까지 전국에 분양 예정인 전체 신규물량은 약 5만여 가구로 집계됐다. 이중 오는 6~7월 수도권에 계획된 물량은 2만120가구이며, 이 가운데 10대 건설사 몫은 1만1193가구다. 전년 동기(6578가구) 대비 70.1% 증가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2272가구, 경기 5391가구, 인천 3530가구 등이다.
해당 기간 동안 10대 건설업체가 공급 예정인 주요 단지는 '래미안 엘리니티'(서울,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색6·7구역(서울, GS건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인천, 현대건설), '오산 롯데캐슬 스카이파크'(경기, 롯데건설), 의정부 주상복합(경기, HDC현대산업개발), 평택 용죽지구(경기, 대림산업) 등이다.
휴가철과 무더위 탓에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 분양시장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수도권에 물량을 쏟아내는 이유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오는 7월 29일 이후), 수도권·지방광역시 분양권 전매 제한(오는 8월 중 예정) 등 오는 8월부터 시행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아울러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계획된 일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하반기에 예정된 물량마저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업계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즘 심사기준 변경, 고분양가 관리지역 추가 지정 등 규제에 상반기 물량을 하반기로 미루는 전략으로 대응한 바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브랜드 아파트가 대거 풀리는 이번 여름 분양시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공급자들이 규제 시행 이후 물량을 대폭 줄일 여지가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 영향으로 향후 주택 공급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고 싶은, 또는 신축으로 갈아타고 싶은 수요자들은 이번 여름 분양시장을 놓치면 당분간 타의에 의해 관망할 수밖에 없다. 정부 차원의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이 오는 2023년 이후로 예정돼 있고, 건설사들도 규제가 시행되면 될 만한 곳만 사업을 진행하거나 후분양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쇼크라는 예상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있어 투자 목적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여파로 집값이 폭락할 것이라는 판단에 내 집 마련을 미루는 수요자들이 있는데, 공급량 위축이 예상되는 수도권의 경우 조정기에 본격 진입한다고 해도 약보합 또는 소폭 하락하는 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수요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공급도 동시에 줄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입주 시점에서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면 경기회복 기대감과 함께 집값이 크게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