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고노동자 시민단체, 이재용 부회장 집 앞서 ‘삼겹살 시위’… 네티즌 질타

24일 김용희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 ‘폭식투쟁’ 동영상 올려 돗자리 깔고 삼겹살 파티에 음주가무… 비판 일자 동영상 삭제

2020-05-26     김기범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기범 기자]

지난

삼성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 문제 해결과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한 시민단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집 앞에서 ‘삼겹살 폭식투쟁’을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더구나 대학교수가 시민단체 대표로 이번 시위를 주도해 소위 ‘지식인’으로서 도를 넘어선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유튜브 ‘연대TV’ 채널에 공대위 소속 회원들이 서울 한남동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삼겹살을 구워 먹는 영상을 올렸다.

일명 ‘삼겹살 폭식투쟁’이라는 제목의 집회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에는 10여 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미리 버너와 불판, 상추, 쌈장을 준비하고 돗자리 위에서 삼겹살을 굽는 모습이 나왔다. 여기에 술을 마시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있었다.

공대위 측은 영상에 ‘싸움은 즐겁게. 삼겹살 폭식투쟁을 벌이다 XXX 동지가 노래를 합니다. 기타 반주는 아구 동지’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어 영상 제목에 ‘음주가무’라는 단어도 올렸다. 스스로 음주가무 시위를 인정한 셈이다. 

공대위는 지난해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의 복직을 위해 구성됐다.

공대위 측은 이달 초까진 서초동 삼성 사옥 근처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그러다 최근 이 부회장 자택 앞으로 집회장소를 옮겼다. 집회장소 신고는 사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청 공무원 모습도 등장했다.

구청 직원이 근처 주민들의 민원 사항을 호소하자 공대위 대표인 임미리 고려대 교수는 “피해 정도가 심하다고 하면 나에게 소송을 거시라고 하라”고 말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구청 직원의 질문엔 공대위 측은 초상권을 내세우며 거절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기에 무리하게 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보였다.

경찰 측은 112 신고가 들어오기 전엔 먼저 음주 및 취사를 단속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청 측도 민원이 들어올 때 ‘주의’ 정도만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네티즌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우선 시위 방식에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대표적 지성인 대학교수가 주도하는 집회가 주택가에서의 음주가무 시위로 비춰진 점은 있어선 안될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시위 및 집회의 자유도 보장돼야 하지만 주민 등 타인의 권리도 침해돼선 안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일각에선 “노동자 권리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장한 행패”, “단식 투쟁하는 해고노동자 당사자를 위한 집회가 고기와 술로 점철됐다”는 비난도 있었다. 

한편, 지난 25일 폭식투쟁 및 음주가무 시위에 대한 비판이 일자 관련 동영상은 바로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