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OMC 제로금리 동결…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연준, 기준금리 회의 결과 … 2022년까지 현 상태 유지하기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시장금리, 제한적일 것” 비둘기파적 입장에 달러화 하락 예상되지만 폭은 넓지 않을듯 코스피, FOMC 전후로 주춤…성장주와 IT·언택트 중심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기준금리를 오는 2022년까지 동결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시장이 받을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준, 기준금리 유지 발표…2022년까지 현 상태 유지한다
10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이하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00~0.25%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과 전세계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금리 유지이유를 전했다.
연준은 "이같은 위기가 지속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경제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 전망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이 안정화될때까지 기존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점도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이번 담화와 관련해 도입이 논의됐던 '수익률 곡선 목표(Yield Curve Control)' 등 추가조치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향후 구체적인 도입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시장금리, 제한적일 것"
미국 연준이 금리에 대해 '비둘기파' 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향방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에 추가 인하에 대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또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실효하한의 기준은 주요국과 국내외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 연준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다면 실효하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연준이 기존 금리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동결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5bp를 유지했다"면서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했고, 기축 통화국보다 높아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언급도 없었기 때문에, 향후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으며, 금리인하를 반영하는 시장금리 흐름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달러화, 비둘기파적 입장에 하락 예상되지만 폭 좁을듯
연준의 발표 이후, 달러화의 흐름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발표가 기존의 상태를 고수하는 온건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그동안 약세를 보여온 달러화의 눈에 띄는 반전도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중론이다.
이에 대해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의 경우, FOMC 이후 전월보다 하락했지만 현 수준에서 달러화의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면서 "당분간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달러의 흐름보다는 미국 내 경제활동 재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의견을 보탰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미국 연준은 이번 FOMC 통해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위험자산의 추가 랠리보다는 자산시장의 안정성을 택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달러인덱스의 약세 흐름은 원화 환율의 하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11일 실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0원 오른 1192.2원에서 시작한 이후 오전 11시 38분 기준 전일보다 1.0원(-0.08%) 내린 1190.0원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S&P500과 다우지수는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종가기준 1만선을 돌파했다.
코스피, FOMC 전후 주춤세…성장주 및 IT·언택트 중심 전망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는 기대를 모았던 2200선 진입을 앞두고 머뭇거리는 모양새다. 실제 FOMC의 발표가 있기 전 지난 10일(한국시간) 코스피는 관망세를 보이며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제 코스피는 올해 FOMC 이후 2~3거래일 정도 주춤하다가 다시 오름세를 보여왔는데, 11일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와 관련,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이번 결정과 함께 파월 의장은 회복이 시작됐음을 언급했으나, '아직 불확실성이 많아 (취)해야 될 수단이 많다'고 주장했다"면서 "이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의 일부 주에서의 신규 확진자 재증가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발표에 대해 "결론적으로 서프라이즈는 없었고 위험자산 선호는 다소 둔탁한 모습"이라면서 "한국시장의 지수상승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시클리컬(경기 민감주)보다는 IT 및 언택트 중심의 흐름을 전망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에 주목했다. 그는 "이번 FOMC에서 큰 이변 없이 유동성 장세 지속을 재확인할 수 있다면 성장주의 상승 방향성은 유효할 것"이라면서 "신성장산업군(IT SW·헬스케어·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국내 증시 산업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글로벌 트렌드에서 한국이 소외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S&P 500 시가총액에서 상위 5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2%대로 급반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동성 장세 초기와 순환매 국면 이후 성장주 내 옥석 가리기 또는 일부 주도주 중심의 움직임이라고 판단하며, 국내 증시도 유사한 증시 흐름이 전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