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텅 빈 좌석…“청년 후보 공약이행 함께할 것”

21대 총선 7명 청년 후보 정책 협약식 13人 20‧30 청년 진출했지만, 위상은?

2020-06-16     조서영 기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언제 시작해? 나 빨리 가야하는데….” - 의원 A
“사진부터 후딱 찍고 시작할 겁니다.” - 의원 B

가히 국회 내의 청년 위상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장경태‧전용기 의원과 전국 청년‧대학생 위원회의 공동주관으로 16일 청년 정책 협약식이 개최됐다. 이 자리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이번 총선에 출마한 청년 후보가 제안한 공약 이행에 함께할 것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협약 참여에 약속한 국회의원 26명 중 절반에 못 미치는 11명만이 참석했으며, 그중 8명의 의원만이 자리를 지켰다.

예상보다 낮은 출석률로 행사는 10분 정도 지연됐으며, 사진 촬영 직후 몇몇 의원들은 퇴장하기 바빴다. 이 시각은 행사의 핵심에 해당하는 7명의 청년 후보들의 공약 발표가 있기 전이었다. 전용기 의원은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청년 위원들에게 “한 번에 행사가 세 네 개씩 잡혀있다 보니까…”라고 위로하며, “그래도 먼저 와서 기다려주셨다”고 웃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는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전국 청년위원장이었던 장경태 의원과 대학생위원장이었던 전용기 의원은 7명의 청년 위원들과 격의 없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장 의원은 “청년 정치하면 정치 참여를 말한다”며 “청년은 정치 참여의 주체가 아닌 대상, 주변인화 한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장 의원은 “7명의 위원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후보들이 아니”라며 한 명씩 소개한 뒤, “앞으로 청년들의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전 의원은 “21대 국회는 가장 많은 청년 의원들이 진출했지만 시작에 불과하다”며 “청년 후보들의 마음을 귀담아 듣고 함께 걸어갈 것”이라 약속했다.

이날

이날 협약식에서 제안된 공약은 총 7개다. 아래는 7명의 후보들이 제안한 공약 내용이다.

△코로나19 경제난에 따른 주거‧상가세입자 공생 정책: 권지웅
△육아 남성 휴직 확대를 위한 ‘아버지(남성육아) 할당제’: 김나연
△개인‧신진(청년) 예술가 지원정책(예술인 권리법): 김선영
△전국민 ‘멘탈케어’를 위한 심리상담 지원(건보지원 검토): 김현주
△13세 이하 아동 성폭행범에 대한 처벌 강화: 박은수
△사회적 연대를 통한 상생 일자리 창출 지원 특별법(청년희망펀드 개편): 조은주
△코로나19 장애인 감염병 검사‧지원 시스템 구축: 홍서윤

이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들은 “청년들의 공약을 정책에 잘 반영할 것”을 약속했다.
 
박정 의원은 “발표하신 부분들 잘 다듬어 청년들의 아픔을 같이 공감하도록 하겠다”이라고, 강득구 의원은 “민주당은 청년이 중심이 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만드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주거‧상가세입자 공생 정책’을 언급하며 “소득 불평등의 귀결이 주거의 불안정”이라며 공감했다. 양 의원은 “한국 사회는 학자금 빚을 갖고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며 부의 불평등과 세대 간 격차를 지적했다. 

천준호 의원은 “내가 2006년 청년 운동을 하던 당시 제안했던 정책이었다”며 ‘남성육아 할당제’ 공약을 언급했다. 이어 천 의원은 “14년이 지난 오늘도 그 정책이 나온 걸 보고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같이 의논해 실현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혁 의원은 청년 정치인들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인영 전 원내대표도 30대에 진출했지만 청년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진출의 모습이었다”며 “앞으로 청년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더 큰 담론을 갖고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21대 국회는 13명의 20‧30대 청년 의원이 당선됐다. 이는 3명의 30대 의원에 그쳤던 제20대 국회와 비교했을 때 10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당시 민주당과 시민당은 8명의 청년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