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의 경고...신용대출도 깐깐해지나
“6월 이후 증가폭 더욱 확대…금융 회사의 각별한 관리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최근 상황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당국이 나서서 신용대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앞으로 신용대출도 받기 까다로워질 수 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전 금융권의 신용대출 증가액이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6월 이후 증가폭이 더욱 확대됐다"면서, "금융 회사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과도한 신용대출이 주택시장 불안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현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준수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지켜달라"면서, "금융당국도 이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하고 신용·전세대출 등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전반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신용대출의 급증과 더불어 신용대출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아진 이례적인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용대출 증가액은 지난 4월 전 달에 비해 6000억원 증가한 데 그쳣으나, 이후 5월 1조 1000억원, 6월 3조 7000억원, 7월 4조원까지 확대됐다. 이와 함께 가계빚도 올해 2·4분기 1637조 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1·4분기 1611조 4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다시 최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아울러 5대 시중은행의 지난주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1.74%였다.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2%인데, 담보없이 신용만으로 돈을 빌리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더 낮았다. 이런 현상은 은행 직원들도 처음 겪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신용대출 금리가 낮아진 배경 중 하나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꼽힌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들이 고객에 주담대를 내주기 까다로워졌고, 이 자금을 신용대출로 내줄 여유가 생긴 것이다.
다만, 최근 신용대출의 급증이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안정자금 수요와 맞물림에 따라 금융당국으로서도 규제 강화 가이드라인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구두로 신용대출 관리에 대한 주의를 강조함에 따라 은행들도 대출 심사를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